[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정부가 최근 화학무기 공격으로 13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언제든 필요한 개입을 위한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 국가안보팀이 이번 주말 백악관에 모여 대응 방향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국방부는 대통령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한 선택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여기에는 대통령이 무슨 선택을 하던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군대와 정보원을 배치하는 것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이 군사력을 이동시켰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니다"며 "미군이 늘 준비되어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미국이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광범위한 국제사회 노력의 일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방부의 한 관리는 미 해군이 지중해에서 주둔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리는 지중해 지역에 있던 해군 이지스 구축함이 당초 주둔을 마치고 버지니아의 기지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제6함대 사령관이 구축함을 계속 이 지역에 두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미 해군이 시리아와 관련한 군사작전을 준비하라는 명령은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AFP 통신은 이와 같은 군사력 증강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격 명령을 내리면 즉각 움직일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CBS 방송은 "미 국방부가 시리아 정부군을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할 '초기 준비'를 마쳤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팀은 이번 주말 백악관에 모여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시리아와 이집트문제에 대해 핵심적인 결정을 내리기까지 주어진 시간이 더 짧아졌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CNN은 미국 정부가 이들 지역에 대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시점이 가까워왔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미국이 유엔의 동의나 확증 없이 다른 나라를 공격한다면 국제법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우리는 그런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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