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법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이 회장은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탈세·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김용관)는 이 회장의 구속집행을 20일부터 3개월 동안 정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다만 구속집행 정지기간 중에도 이 회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준비기일엔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기간 동안 이 회장의 거주지는 자택과 병원으로 제한된다.
재판부는 “이 회장은 현재 신장이식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이고 빠른 시일 내에 수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장이식수술의 경우 다량의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아 약 3개월 정도 외부와 격리된 생활이 필요해 보인다”며 구속집행 정지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은 오는 29일 서울대병원에서 부인의 신장을 기증 받아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만성신부전증 치료를 위해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지난 8일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재판부는 전날인 19일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 측이 제출한 각종 자료와 신장내과 전문의인 전문심리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하게 됐다.
이 회장은 CJ그룹 임직원과 짜고 수천억원대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관리하는 과정에서 546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936억원 상당의 국내외 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늘 오전에 진행됐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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