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줄여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돌려…소비자 비난 봇물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한인 부부가 설립한 세계적인 패션회사 포에버21이 종업원의 의료보험 혜택을 축소하려고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포에버21은 오바마케어 시행을 앞두고 의보 혜택 대상인 정규직 수를 줄이기 위해 상당수 직원의 근무시간을 정규직 근무시간 기준에 미달하도록 줄였다. 이 사실은 이 회사 인사담당자의 메모가 유출돼 알려졌다. 메모에는 주당 최장 29.5시간 근무해 의보에서 정규직의 기준인 30시간을 채우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되는 직원은 재고, 판매, 매장유지, 액세서리 담당, 계산대 근무자 등이며 이를 통해 포에버21 정규 직원 약 3만 명 중 얼마나 파트타이머로 옮겨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포에버21은 페이스북에 “미국 매장 근무자 중 1%가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포에버21 페이스북에 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비판 글을 쏟아부었다.
“내 딸의 시간과 돈을 잃었다. 직원을 희생시키면 안된다.”
“혜택을 삭감하고 당신네 호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채우기 위해 구멍을 찾는 것은 옳지 않다.”
“최우선순위는 일을 해 당신에게 이익을 올려주는 사람들이어야지, 경영진의 호주머니를 가득 채우는 게 아니다.”
오바마케어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건강보험제도를 가리키며, 50명 이상 고용한 회사는 정규직 근무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도록 한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물린다.
포에버21은 지난해 40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장도원·장진숙(한국 이름 김진숙) 부부는 2013년 53억5000만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돼 LA비즈니스저널의 LA카운티 5대 부자에 올랐다.
1981년 미국으로 이민 간 장 회장 부부는 3년 뒤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포에버21을 차렸다. 현재 전 세계에 5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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