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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빠진 태국의 걸림돌은 가계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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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태국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다.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위축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낮아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여지가 없지 않지만 급증한 가계부채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분기(3~6월 말) 중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직전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1분기에도 1.7% 감소했다. 통상 2개 분기 연속으로 경제성장이 위축되면 경기침체로 규정하는 만큼 태국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 지출계획이 지연되고 있고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태국 경제가 침체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계지출과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태국 정부가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대안이다. 가계부채 때문이다. 태국의 가계부채는 GDP 의 80% 수준에 이르렀을 만큼 최근 빠르게 불어났다. 파이분 키니스리카낭완 태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이미 지난달 가계부채가 추가 금리완화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하다.

소비와 투자,수출,정부지출이 모두 되는 게 없으니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민간소비자는 2분기중 2.4% 증가해 전분기(4.4%) 증가율의 절반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수출도 부진하다.올들어 6개월간 수출 출하증가율이 0.95%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 지출이 직전분기 4.4% 증가에서 5.8% 증가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인프라 지출용으로 할당한 2조 바트(640억 달러)와 물관리사업용 예산 3500억 바트의 지출이 보류됐다.이 게 예정대로 나갔더라면 태국 경제의 성장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으로 볼 만하다.


태국 정부는 중앙은행에 이어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태국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B)는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2~5.2%에서 3.8~4.3%로 대폭 낮추고 수출증가율 목표도 당초 7.6%에서 5%로 낮출 수밖에 없었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19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2%로 낮췄다.



정국도 불안하다.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이 극심하고 반정부 시위도 격렬해지고 있다. 탁신 전 총리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 총리는 의회에서 사면법안을 논의하는 중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달 들어 8일간의 내부안전보장법(Internal Security Act)을 시행했다.


이 같은 부진한 지표와 불안한 정국 탓에 태국 통화인 바트화는 하락했다. 오전 11시14분 현재 태국 방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바트화 가치는 31.34바트로 0.2% 하락했다. 바트화는 지난 3개월 사이 근 5%나 평가절하됐다. 주가도 1.8%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태국 정부는 재정지출과 수출을 늘린다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NESDB아콤 떰핏타야파이씻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높은 성장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반기 성장은 수출과 가계지출이 제한받는 만큼 민간 투자와 관광에 더욱 더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요소들은 정치상황에 민감해 정치상황이 경제성장의 핵심 리스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점쳤다.



좀 더 높은 성장에 기대를 걸만한 요인은 낮은 물가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월 2.5%, 7월 2%로 태국 중앙은행의 관리목표 범위안에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 된다. 아콤 사무총장도 “낮은 물가 상승압력은 통화정책이 경기조절을 하도록 허용해준다”고 진단했다.



물론 금리를 낮출 경우 가계부채가 더 불어날 염려는 배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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