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장바구니 물가 비상… 마트도 시장도 소비자 ‘울상’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장마와 폭염에 채소 값 두 배로 껑충
소비자물가 통계와 실제 체감 물가 괴리 커
대형마트도 시장도 물가 부담은 여전
물가 고공행진, 추석까지 이어질 듯


[르포]장바구니 물가 비상… 마트도 시장도 소비자 ‘울상’ 지난 17일 오후 청량리 인근에 위치한 대형마트, 주부들이 채소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조은임 기자, 양한나 기자] “호박을 하나 사려고 해도 장바구니에 담을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하는지 몰라요.”


지난 17일 오후 청량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를 찾은 김모(46, 여)씨는 이같이 말하며 “채소도 과일도 가격이 너무 올라 뭘 사기가 겁난다”고 하소연했다.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값이 2배 가까이 올랐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배추, 열무, 얼갈이배추 값이 지난 한달 사이 1000원 넘게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올랐다. 9개월 연속 1%대의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오모(53, 여)씨는 장볼 것들을 미리 수첩에 적어왔다. 오씨는 “파프리카와 양상추를 사려고 수첩에 적어오긴 했지만 너무 비싸서 구입하기가 망설여진다”며 “꼭 필요한 것만 사는데도 예전에 비해 돈을 많이 쓰게 돼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인 기대 인플레이션율에 이 같은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1.0%보다 1.8%포인트 높았다. 저물가임을 보여주는 소비자물가 통계치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사이의 괴리가 나타났다.


채소코너 담당 직원인 장모(59, 여)씨는 “물건을 보던 손님들이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올 때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여름철에는 채소가 무르기 쉽고 최근에는 장마도 길었기 때문에 채소 가격이 더 오른 것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이어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같은 주부로서 그런 질문들이 많이 공감된다”고 전했다.


[르포]장바구니 물가 비상… 마트도 시장도 소비자 ‘울상’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과일을 저렴하게 사러 온 사람들이 상인과 흥정을 하고 있다.


인근 재래시장도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장을 찾는다는 박모(52, 남)씨는 “대형마트 과일은 너무 비싸서 집 근처 시장으로 오게 됐다”며 “여러모로 마트보다 과일이나 채소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그래도 물가가 많이 올라 이것저것 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구모(63, 여)씨도 “물건 값이 더 싸서 마트로 안가고 길 건너 시장으로 왔다. 여기와도 수박 한 통에 2만원이라고 해 결국 안사고 말았다”며 “다음 달이면 추석인데 장은 어떻게 보고, 손주들 용돈은 어떻게 주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높은 물가 탓에 시장 상인도 울상이었다.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문모(55, 남)씨는 “경기도 안 좋고 날씨도 더워 시장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단골손님을 만들려고 가격을 더 낮추고 덤도 많이 주려고 하지만 손님들의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까지 채소 가격이 내리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며 8월 중순을 기점으로 여름 채소들의 출하량이 줄고 아이들 개학에 따른 급식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eunji@
조은임 기자 goodnim@
양한나 기자 sweethan_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