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살아있는 수입차시장의 역사'로 불리는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오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구원투수'로 영입된다. 이번 영입은 르노삼성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의 '삼고초려' 끝에 이뤄졌다.
르노삼성은 오는 9월 1일부로 영업본부장에 박동훈 부사장(61)을 선임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박 신임 부사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깊은 고민 끝에 결심했다"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얻은 노하우를 르노삼성에서 봉사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입차 업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완성차 업계 경영진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박 신임 부사장은 1989년 한진건설 볼보 사업부장을 맡으며 수입차 시장에 뛰어든 후,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장을 역임한 '수입차 업계의 거물'이다.
그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공식 수입사인 고진모터임포트 재임 당시 매년 10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법인 출범 후 폴크스바겐을 업계 3위로 성장시켰을 정도로 탁월한 세일즈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신임 부사장은 르노삼성에서 영업을 총괄하며 SM5 TCE, SM5 플래티넘 등 주력 제품의 판매를 강화하고 영업 조직을 재세팅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내수 시장에서 업계 꼴찌를 탈출하고 월 1만대선을 회복하는 것도 그의 과제다. 하반기에는 르노삼성의 준중형 전기차 'SM Z.E.'와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의 출시도 예정돼있다.
프로보 사장은 르노삼성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박 신임 부사장이 적격이라고 판단, 박 신임 부사장과 수차례 독대한 끝에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신임 부사장의 영입은 프로보 사장이 직접 진행해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박 신임 부사장에 대한 프로보 사장의 신임이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판매부진과 수익성 약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었고 수출은 무려 38.2% 급락했다. 지난해 800여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부분변경모델 출시 등을 통해 라인업을 강화했음에도 불구,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다만 올 들어 5000대에도 미치지 못했던 월별 내수 판매량은 노사 합의 타결과 잔업재개에 힘입어 지난달 처음으로 5000대선을 넘어섰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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