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SBS가 tvN ‘SNL 코리아’의 한 특집 코너에서 자사 프로그램 ‘짝’을 모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CJ E&M을 상대로 억대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홍이표)는 16일 SBS가 tvN의 운영사 CJ E&M을 상대로 낸 1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SBS는 지난해 6월 tvN에서 방영된 ‘SNL 코리아-쨕 재소자 특집, 쨕 메디컬 특집’이 “‘짝’의 독창적인 장면을 포함하고 있어 자사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SBS가 주장하는 각 장면은 저작권이 보호하지 않는 아이디어에 해당하거나 기존에 흔히 사용되던 표현에 불과해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SBS가 tvN이 ‘짝’과 유사한 ‘쨕’이란 제목을 사용한 것과 비슷한 장면을 내보낸 것을 두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혼동가능성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SBS를 포함한 많은 방송사들도 타인의 저작물을 종종 패러디하므로 tvN의 행위가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tvN이 모방한 것은 이미 다른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던 표현형식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SBS 측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콘텐츠의 창작성을 무시한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받아본 뒤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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