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 추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6%를 기록,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 있다. 지난 5월 2일만 해도 금리가 3.29%로 바닥을 다졌었지만 석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AAA 등급 회사채 평균 금리도 4.8%를 기록, 일주일 전 4.68% 보다 크게 올랐다.
반면 단기 금리는 하락중이다. 은행간 단기대출금리 지표로 쓰이는 7일물 RP(환매조건부채권)금리는 3.73%를 기록중이다. 금리는 은행권 자금경색이 최고조에 달했던 6월에 30%까지 치솟았지만, 인민은행의 시장 안정 노력으로 위기 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이 지금 당장 필요한 돈은 급하게 끌어다 써 경기부양을 할 여력은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하고 이를 통해 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 엇박자는 인민은행이 신용증가 억제를 위해 만기가 긴 대출은 통제하려 하면서도 은행권이 자금경색을 겪지 않도록 초단기 대출에는 관대한 이중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2일 금융시장 유동성을 흡수하고자 3년물 채권 755억위안어치를 발행했다. 인민은행은 2010년 8월 이후 3년물 채권을 신규 발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채권 발행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는 5개월만에 금융시장에서 역(逆) RP 발행을 통해 총 170억위안(약 28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 은행간 금리 하향 조정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이퉁증권의 장차오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의 의도는 단기 유동성 수급을 안정시키면서도 장기 유동성 조달에 들어가는 비용을 높게 유지해 정부의 근본적 목표인 금융시장 신용증가 리스크 축소와 산업 과잉생산을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이러한 장, 단기 금리 차이를 은행권이 잘 만 이용한다면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간 금리를 통해 싼 이자에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 국채에 투자,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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