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헐리우드가 중국 영화사와 세금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2명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영화협회(MPAA)는 최근 회원사들에게 중국 영화배급사의 영화판매 수익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문제와 관련해 미국 영화산업에 유리한 방식으로 해결된 점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국영 영화 배급사인 차이나 필름 그룹은 헐리우드 영화사에 중국내 영화 티켓 판매 수익금 배분하면서 부과가치세를 빼고 지급하려다 미국 영화사와 갈등을 빚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간 협약에 따라 미국 영화 제작사는 중국내 박스 오피스 수익의 25%를 가져갈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차이나 필름 그룹은 미국 몫의 수익금에서 부과가치세 2%를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미국 영화사들은 부과가치세 납부는 중국 측 책임이라며 수익금 수령을 거부해 왔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20세기 폭스사의 ‘라이프 오브 파이’가 흥행을 거두면서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박스오피스에서 9100만달러(1017억원 상당)의 판매 수익을 올려다. 폭스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은 2300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 배급사는 부가세 부담을 이유로 폭스사에 돌아갈 수익금에서 200만달러 정도를 깎으려고 하했고, 폭스사는 지난 6월까지 대금 수령을 하지 않았다.
이후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의 ‘스카이폴’이나 파라마운트픽쳐스의 ‘G.I.Joe’, 워너 브러더스의 ‘퍼시픽 림’ 등의 영화도 중국 배급사와 수익금 배분 갈등에 합류했다.
이번 사건은 헐리우드와 중국간 장기긴장 관계의 도화선이 됐다. 미국 영화사들은 중국영화산업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앞 다투어 중국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자국영화 보호정책으로 쓴맛을 봐야했다. 중국은 수입영화 쿼터제나 헐리우드 영화 개봉 지연, 헐리우드 영화 상영시 정전 등으로 자국 영화와 경쟁을 방해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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