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차붐'의 전설을 향한 손흥민(레버쿠젠)의 거침없는 질주가 시작됐다.
10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프라이부르크와의 2013-14 시즌 분데스리가 1라운드 홈경기다. 손흥민은 후반 2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레버쿠젠 이적 후 정규리그 첫 경기 첫 골.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1000만 유로(약 150억 원)가 아깝지 않은 맹활약이었다. 동시에 차범근이 1985-86시즌 레버쿠젠에서 기록한 한국인 유럽파 최다골(17골) 기록 경신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4-3-2-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장, 70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원톱 슈테판 키슬링-오른쪽 날개 시드니 샘과 함께 삼각편대를 형성, 날카로운 움직임과 적극적인 돌파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3분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포를 예열했고, 전반 31분에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골문 왼쪽 대각선 방향 오른발 슈팅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1-1로 맞선 후반 2분, 마침내 시즌 첫 골을 뽑아냈다. 그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골 장면이었다. 후방에서 한 번에 올라온 패스에 맞춰 샘과 함께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낸 것. 오른쪽에서 공을 먼저 잡은 샘이 내준 패스를 골문 왼쪽에서 받아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이후 손흥민은 3-1로 앞선 후반 25분 지몬 롤페스와 교체되며 이날 활약을 마쳤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레버쿠젠도 완승을 거뒀다. 레버쿠젠은 전반 21분 키슬링의 감각적인 헤딩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공중볼 접전 상황에서 다소 앞쪽에 나온 골키퍼 키를 넘기는 절묘한 헤딩 슈팅. 지난 시즌 득점왕다운 골감각이었다. 키슬링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이날까지 정규리그 7경기 연속골(8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프라이부르크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40분 미케 항케의 만회골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오른 측면에서 조나단 슈미트가 찔러준 전진 패스를 문전 쇄도하던 항케가 군더더기 없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 젖혔다.
레버쿠젠은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손흥민의 골로 다시 앞서나갔다. 이어 후반 7분 샘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후반 22분에는 수문장 베른트 레노가 슈미트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기도 했다. 결국 남은 시간을 잘 보낸 레버쿠젠은 기분 좋은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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