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은 10일 전주에 이은 2차 장외집회와 함께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한 민주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누리당이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를 정상화했고 12일 국회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연다. 결산국회도 열어야 한다"면서 "민생에 쏟아야할 힘을 민주당은 촛불에 쏟고 있다.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국회법 128조 2항에 보면 전년도 예산에 대한 결산을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의결하도록 돼 있다"며 "결산 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상임위와 예결특위를 가동해야하고 그러려면 민주당이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은 이 와중에 촛불집회 동원령을 내렸다"며 "번지수가 많이 틀렸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어 "민주당이 국회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는 국회법에 명시돼 있다"며 "민주당이 국회법을 어겨도 된다는 것은 국회법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그는 "구태정치의 산물인 장외투쟁을 지속함으로써 여당을 압박하며 청와대로 달려가겠다는 것은 여야 중심의 의회주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하루속히 국회로 복귀해야한다. 그 길만이 유일한 정국 타결책임을 민주당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비판여론이 비등해지고 민주당이 여론몰이에 적극 이용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문제가 샐러리맨들의 반감을 부추겨 장외투쟁의 또 다른 동력이 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윤 수석도 "당 안팎의 우려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절차를 거칠 것이고, 또 조정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달 하순 세법개정안 관련 정책의총을 열어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윤 수석은 "일단 당내에서 논의하고 그 다음 여야가 같이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전날 정부와 여당, 청와대도 일제히 중산층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유리지갑' 중간소득층과 샐러리맨의 세(稅)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면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야당의 '중산층 세금폭탄' 주장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저소득층 부담은 크게 줄고, 고소득층 부담은 굉장히 늘어난다. 중산층은 평균 한 달에 1만여원 느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세법개정안이 근로소득자를 때려잡기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분들에게 결과적으로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참 죄송스러운 부분이고 입이 열 개라도 다른 설명은못드리겠다"면서도 "아무래도 봉급생활자들은 다른 분들보다 여건이 낫지 않나. 마음을 열고 받아주기를 읍소드린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산층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세제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세법개정안을 "봉급생활자와 중산층, 서민층에 대한 세금 폭탄"으로 규정하고 전국민적 여론전을 통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박근혜 정권은 전세폭탄, 물가폭탄, 세금폭탄까지 '3대 민생붕괴폭탄'으로 중산층과 서민을 때려잡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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