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위기의 한국 자본시장, 미래를 묻는다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충무로에서]위기의 한국 자본시장, 미래를 묻는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AD

한국 자본시장이 위기다. 증권가는 "수십 년 동안 겪었던 어려움 가운데 최대 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마음 놓고 투자할 만한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이 마땅치가 않다. 성적 좋은 기업은 미래가치가 이미 현재 주가에 다 반영되어 자본차익보다는 배당에 기대는 채권성 주식으로 변했고 새롭게 투자할 만한 가능성 있는 산업이나 유망기업들이 도무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리문제 때문에 채권 발행도 시원찮고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 분명한 미국의 출구전략 때문에 돈이 언제 한국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지 몰라 시장은 계속 불안하다. 주식매매 회전율이 급락하여 증권사 수수료 수입도 시원찮다.

국내가 어려우면 해외로라도 나가야 하는데 그쪽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하며 전 세계적 불황 때문에 자원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에너지나 부존자원 강국으로 각광을 받았던 러시아와 브라질 등이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어려움이 한동안 참아 내면 저절로 극복되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우선 거시적으로 경제성장의 둔화가 오랫동안 계속되어 일본식 장기불황에 접어들었는데 이를 타개할 만한 대응수단이 없다.

베이비부머 세대 수백만 명이 무더기로 은퇴하면서 몇 년 이내에 본격적으로 국민연금 수령기에 접어드는 인구학적 트렌드 역시 큰 부담요인이다. 그동안 이들이 꼬박꼬박 낸 국민연금으로 주식과 채권매입이 늘어나 자본시장이 커지고 발달해 왔지만 거꾸로 이들이 무더기로 연금을 타게 되면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수영장 속의 고래'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대량으로 증권을 팔기 시작하면 그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최근에는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까지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명시된 소비자보호 규정에 더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따로 만들어지고 금융감독원과 유사한 성격의 강력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 추진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가나 금융산업이 일반 소비자를 수탈하는 '범죄산업(sin industry)'인 것처럼 손가락질받게 되자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금융산업을 규제하는 온갖 법과 규제, 기구를 경쟁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한국도 글로벌 금융규제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규제라도 금융산업별로 받게 될 충격은 다르다. 은행의 경우 대출이라는 단순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추가규제를 받는다고 해도 별 문제가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와 창의적 금융기법 개발이 필요한 자본시장은 급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고위험-고수익 투자는 싹이 트기도 전에 고사하고, 천문학적 비용을 치러 가면서 선진국에서 배웠던 첨단 금융기법들은 다른 나라 금융시장에 진출해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사장될 것이다.


자본시장은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자금이 효율적으로 재분배되도록 하며 기업정보 탐색과 공시 기능을 통해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가려내고 실물부분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 자체로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 자본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나라가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다고 잘라 말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시장에 대한 적정 규제의 수준과 범위를 결정함과 동시에 위기에 처한 자본시장의 올바른 발전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금융에 대한 실물우위라는 과거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자본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진짜 창의경제가 작동하는 산업을 고사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