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정은의 친서…금강산 관광의 앞날은

시계아이콘02분 4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김정은의 친서…금강산 관광의 앞날은
AD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친서를 보낸 가운데 친서의 의도와 이에 따른 금강산관광 재개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빈소에서 남측 인사의 조문을 받기는 했지만, 남쪽에 직접 친서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낙규 기자의 Defense Club 바로가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 제1위원장이 3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정 전 회장을 추모하는 구두친서를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현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구두친서에서 "정몽헌 선생은 민족화해와 협력의 길을 개척하고 북남관계 발전과 조국통일 성업을 위해 큰일을 했다"라며 "그의 명복을 기원하며 현 회장을 비롯한 선생의 가족과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이날 금강산에서 진행된 정 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 소식도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북측에서 원 부위원장과 함께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국장을 비롯한 관계일꾼들이 참가했으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화환과 꽃다발이 진정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현대그룹 관계자들이 "정주영, 정몽헌 선생들이 바라던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큰 뜻을 이루며 금강산 관광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결의를 표명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제1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은 김정은 체제의 대남정책 방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친서의 현안은 '현대그룹의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함축적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통해 김정일 위원장 시절 맺어진 현대그룹과 관계를 지속해 가면서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 주석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인연을 김정일 위원장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및 현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은 만큼 김 제1위원장도 이를 잇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의 친서…금강산 관광의 앞날은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구두친서 전달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대그룹과 합의한 사업들을 유훈으로 받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현대그룹과 해온 그동안의 협력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6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담화문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의제로 못박았다. 또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접촉을 제안하는 등 현대그룹이 해온 금강산 관광 재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합의서 초안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정상 가동에 적극성을 보인 것도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보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금강산광광이 다시 재개된다면 5년만이다. 금강산관광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11월18일 뱃길을 통해 처음 시작됐다. 하지만 2008년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현재까지 5년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9년 8월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 등에 대해 구두로 '약속'하는 등 금강산관광재개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실무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정부에서 제시한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에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북한이 실무회담이 무산되자 2010년 3월 금강산에 있는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4월에는 정부 자산인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소방서,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과 온천장, 면세점, 현대아산과 협력업체의 부동산을 동결ㆍ몰수하고 관리인원을 추방했다.


2011년에 들어서서 북한은 독자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4월에는 현대와 기존에 합의했던 금강산 관광의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발표했고, 6월에는 남한을 포함한 외국에서 금강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특구법)을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의 생각대로 금강산 국제관광이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2011년 8월 재일동포 북송수단으로 유명했던 만경봉호를 활용해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해상관광을 시범적으로 벌였지만, 시설 노후화 등으로 같은 10월까지 4차례에 걸쳐 중국인400여 명이 관광하는 데 그쳤다. 북한은 올 2월 싱가포르의 대형 유람선 '황성호'를 도입해 지난달 나선-금강산 국제관광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친서…금강산 관광의 앞날은



우리측 피해는 심각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2008년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중단될 때까지 순수투자액 3593억원과 금강산 호텔 등 숙박시설, 골프장ㆍ리조트 등 총 2263억원을 투자, 매출손실까지 감안한 4년간 피해액이 2조원에 달해 그동안 북한에 투자한 모든 사업의 피해액만도 10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북한이 독자적인 국제관광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특구법이 금강산 관광 재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998년 현대그룹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합의하면서 '50년 독점 개발권'을 현대에 부여했지만 2011년 6월 발표한 특구법에서는 현대에 줬던 개발ㆍ관광사업 독점권을 박탈하고 건물이나 관광 수익에 대한 납세의무를 부과해 개발권과 독점권, 면세권 등을 침해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북한이 정부 및 현대와 합의했던 기존 합의서의 효력을 부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남북관계를 풀려면 당국간 관계 복원이 우선인 만큼 현재 교착국면에 있는 개성공단 실무회담부터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가동중단의 책임과 재발방지 약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이 문제의 해법부터 마련해야 금강산 관광사업 등 다른 사업에 대한 논의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현정은 회장에게 구두친서를 보내는 등 남북관계를 풀려고 여러 노력을 하고는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결국 당국간 관계에서 출구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