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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아내 현금카드도 몰래 쓰면 절도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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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배우자 현금카드를 훔쳐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낸 것은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에 의한 면죄 적용이 안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절도, 사기 등 일부 범죄의 형을 면제한다는 형법상의 규정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아내의 현금카드를 훔쳐 현금인출기에서 수백만원을 인출한 혐의(절도) 등으로 기소된 이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친족상도례'를 적용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절도의 피해자가 범행 당시 '배우자'였다는 이유로 이 부분 형을 면제했지만 이는 절도죄의 피해자 및 친족상도례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면서 "훔친 현금카드를 사용해 현금자동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한 경우 피해자는 배우자가 아니라 현금자동인출기 관리자"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만난 A씨와 지난해 1월 결혼한 이후 A씨의 과거를 의심하며 상습적으로 폭행ㆍ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와 공동명의로 돼 있는 거주지 부동산의 A씨 소유지분을 말소하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A씨의 현금카드를 훔쳐 인출기에서 500만원을 빼낸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혐의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이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절도 부분에 친족상도례를 적용해 이 부분 형을 면제하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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