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공급량 모두 상향… 시유지 활용해 공급량 늘릴 것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의 안심한 주거생활을 가능케 하는 전용주택이 추진돼 주목을 끈다. 서울시가 계획한 서울 구로구 천왕동 '여성안심주택'이 대표적 케이스다. 시는 관심이 높아지자 올 초 76가구를 건립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전용면적 14㎡짜리 총 96가구를 건립하기로 했다. 당초 이곳에는 파출소를 지으면서 그 위에 여성용 임대주택을 지으려 했으나 파출소 건립계획은 백지화했다. 대신 경찰의 지근거리 보호만큼 효과가 있는 범죄예방 설계기술을 곳곳에 적용하기로 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구로구 천왕동 천왕도시개발사업지구 내 여성안심주택 건설에 착수했다. 앞으로 선정된 시공사는 1140㎡에 지하1~지상9층 건물을 신축하게 된다. 주택이 완공되는 시점은 내년 말쯤으로 예상된다. 시는 이 건물의 용적률을 10% 높이면서 주택수를 96가구로 당초보다 20가구 늘렸다. 더 많은 여성 가구주를 수용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이 여성안심주택은 범죄예방 설계가 특징이다. 우선 1층에는 380㎡ 규모의 어린이집을 포함한 노유자시설을 들여놓는다. 출근하기 전에 이곳에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퇴근할 때도 아이를 쉽게 집으로 데려갈 수 있다. 어린이집과 공동주택 동선을 분리해 놓은 것도 눈에 띈다.
단지 곳곳에는 CCTV를 설치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새 분양아파트에 적용되는 무인택배시스템과 무인경비시스템도 도입된다. 주출입구 보안을 강화해 카드를 소지하지 않으면 내부로 진입하지 못한다. 수도ㆍ전기ㆍ가스 등을 이유로 외부인이 주택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원격 검침시스템을 갖춘다. 안전과 건강 등의 이유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통합관리센터로 직접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비상벨을 설치, 24시간 가동한다.
서울시는 천왕동 여성안심주택을 시작으로 시유지를 적극 활용, 공급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구로구 고척동, 도봉구 창동, 노원구 상계동 등에 위치한 주차장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시범사업 준공 후 입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설문조사를 실시,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성들의 주거생활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세태 속에서 가구수를 늘려 보다 많은 여성가구들이 입주할 수 있게 계획을 조정했다"며 "단지 곳곳에 최첨단 예방 시스템을 적용, 여성들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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