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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8장 추억과 상처 사이(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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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8장 추억과 상처 사이(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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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지만 베트남 전쟁의 역사는 들으며 들을수록 흥미진진했다. 초강대국인 미국 고양이와, 식민지에서 금세 벗어난 가난한 나라 베트남 쥐와의 싸움은 그 결과를 알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중얼거림 투의 비음 발음이 많은 베트남어로 말했고, 베트남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밝고 있다는 젊은 여성이 통역을 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은 곧 그들이 판단 착오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들이 싸워야했던 상대는 북베트남 정규군 만이 아니라 남북 베트남 전체 인민들이었으니까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그들은 옳지 않은 전쟁에 옳지 않은 방법으로 끼어든 것이죠. 베트남 전쟁은 전선이 따로 없었습니다. 온 국토가 전쟁터였던 셈이죠. 남베트남의 농촌 지역은 베트콩이 장악하여 땅굴을 파고 미군을 괴롭혔습니다. 미군은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여러 가지 군사작전을 전개하고 막대한 폭탄을 퍼부어 그야말로 초토화를 시켜나갔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은 물론이고, 한국군, 미군 자신들도 끔찍한 휴유증을 앓고 있는 고엽제입니다. 밀림의 생짜 나무들을 말려 죽이는 무시무시한 독성을 지닌 다이옥신 제초제의 일종이죠. 그리고 이 당시 베트남에 쏟아부은 폭탄량만 해도 2차 대전에 사용된 폭탄량의 1.5 배라고 하니 그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끝내 이기지 못했습니다. 전쟁의 참상과 참전미군의 비참한 모습이 속속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반전운동은 확산되었고, 결국 미국은 1975년 4월 30일 사이공이 점령되면서 베트남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떠나게 됩니다. 고양이의 자존심이 깡그리 무너진, 미국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패전이었던 셈이죠. 당시 미군의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5만 8천여명으로 집계되었고, 실종자는 2천여명, 부상자는 자그마치 30만 3천여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숫자도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의 죄없는 민간인들이 입은 피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거의 200만명이 죽었으니까요.”


그의 발표 중에 누군가 손을 들어 한국군의 피해는 얼마정도 되느냐고 물었고, 그에 대해선 한국에서 같이 온 교수 한 사람이 가져온 자료를 보며 대신 대답을 해주었다.
“에-, 한국군은 당시, 에-, 그러니까 1964년 국회의 파병 결정이후 1973년 종전까지, 에-, 8년 6개월 동안, 에-, 총 연 31만 2천 8백 5십 3명이 참전하여, 에-, 전사자가 4천 6백 2십 4명, 부상자가 만 5천으로 나와 있네요.”
에- 소리가 귀에 거슬렸지만 다들 돋보기 탓이거니 했다. 베트남 작가는 마지막으로 미국의 전 국방장관으로 베트남 전쟁을 이끌었던 로봇 맥나마라의 회고록 한 부분을 읽어주었다.


“우리는 잘못을 저질렀다. 아주 끔찍한 잘못을.... 우리는 미래 세대들에게 왜 이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설명해야하는 빚을 지고 있다.”
한씨 아저씨의 입속말 소리가 더 커 진 것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저기 헬리콥터다! 헬리콥터! 투다다다다.... 씨웅, 씨웅....”
하지만 그때만 해도 아저씨의 그런 이상한 소리가 별달리 주의를 끌지 못했다. 혼자 하는 혓소리인데다 그런 전쟁 이야기를 듣고 나면 누구나 그런 이상한 소리를 지르고 싶은 아이같은 심사가 조금씩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좀 유별나게 장난스럽다는 생각은 들긴 했다.


하지만 식당에서는 달랐다.
그의 행동은 모두를 당황스럽게 했고, 자칫하면 베트남 측 작가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욕이란 게 세계 공통어여서 내용을 알아듣지는 못해도, 그가 자기를 욕하는 지 않는지는 다 알 수 있는 것이다. 씨팔 베트콩 개새끼, 어쩌구 저쩌구도 그런 경우에 해당될 것이었다.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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