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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8장 추억과 상처 사이(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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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8장 추억과 상처 사이(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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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작가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그러므로 베트남의 역사는 여러분 한반도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외부세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한 끝없는 투쟁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민족적 자긍심이 높다고도 할 수 있겠죠. 베트남 전쟁은 바로 이런 배경 하에서 벌어졌던 것입니다. 2차 대전이 벌어지기 전, 인도차이나의 대부분 나라들처럼 베트남도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라오스를 사이에 두고 동쪽은 프랑스가 서쪽은 영국이 사이좋게 분할했던 결과지요. 그런데 2차 대전이 벌어지고 프랑스가 독일에 항복하고 나자, 베트남은 곧 독일의 동맹국인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는 침략국인 일본에 저항하여 중국이나 한국처럼 민족주의자와 공산주의자가 협력하여 항일운동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지도자로 나타난 사람이 바로 호치민, 우리 베트남 사람들은 바코, 즉 호아저씨라 부르는 그 분이셨죠. 그런데 2차 대전이 끝나고 전승국이 된 프랑스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나머지 군대를 보내 꼭두각시 황제 바오다이를 앞세워 식민 통치를 하려합니다. 이에 호치민을 필두한 민족주의자들이 북베트남에서 독립을 선포하고 독립국가를 세우려하자 프랑스는 하이퐁을 폭격하고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설명이 다소 장황하긴 했지만 아무도 졸거나 딴 짓을 하지 않았다. 천정에 매달린 선풍기만 붕붕 규칙적으로 돌아가며 더운 바람을 토해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난공불락이라는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베트남군의 포위 공격을 받아 괴멸하였고 항복을 하게 됩니다. 이때 베트남군을 이끈 장군이 바로 그 유명한 보구엔 지압 장군입니다. 이에 1954년 베트남과 프랑스는 제네바에서 회담을 열고 프랑스가 완전히 인도차이나에서 손을 떼고 떠나겠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남베트남에 남아 꼭두각시 황제 바오다이를 중심으로 정권을 유지하려고 했지요. 황제는 조폭들에게 경찰권을 팔아넘기고 군부 쿠데타는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이란 혼란 시기에 탄생한 것이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베트콩, 즉 남베트남 통일전선입니다. 프랑스가 더 이상 이런 상황을 유지할 수 없어 손을 떼려고 할 즈음 나타난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흔히 베트남 전쟁이라고 부르는 미국입니다. 프랑스 대타로 나타난 것이죠. 미국은 통킹만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을 의도적으로 일으켜 참전의 명분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지지를 얻기에는 명분이 약해 이라크 침공 때처럼 몇몇 우방국의 협조를 얻었습니다. 즉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태국에서는 비전투 요원을, 그리고 최대 우방이랄 수 있는 한국에게는 전투부대 지원을 요청하였던 것입니다.”


한씨 아저씨의 수상한 행동이 시작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 혼자 입속말로 투두두두두, 하는 소리를 내었다. 하림은 뒤쪽에서 그의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의 입속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나이에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지겨워서 그런가보다 했다. 혀끝으로 가볍게 내는 소리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베트남 작가의 발표는 계속 이어졌다.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은 흔히 고양이와 쥐의 싸움으로 비유되곤 합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당시 미국은 구 소련과 함께 세계를 양분해 있던 초강대국이었기 때문에 군사력으로 보나 경제력으로 보나 베트남이 상대하기란 쥐가 고양이와 상대하는 것과 같았죠. 누구나 금세 끝날 것이라 믿었습니다. 이라크 전에 뛰어들 때처럼 말이죠. 사실 또 그런 측면이 없지 않았어요.”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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