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가 구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28일 일본 사이타마 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2013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원정경기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으나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 볼카운트 1-2에서 상대 선발투수 기시 다카유키의 시속 109km 커브를 배트에 맞췄으나 헛스윙 삼진 판정이 내려져 격분하고 말았다.
이대호는 타석에서 물러서지 않고 거듭 구심에 오심을 어필했다. 코치진까지 그라운드에 나와 항의에 가세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모리와키 히로시 감독의 만류로 이대호는 겨우 발걸음을 더그아웃으로 돌렸다. 그러나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내 고개를 구심 쪽으로 돌렸고,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거듭 가리켜 불만을 표시했다.
정면에서 이를 확인한 니시모토 구심은 주저 없이 퇴장을 명령했다. 이대호를 데리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모리와키 감독이 급히 몸을 날려 선언을 저지했으나 이는 오히려 심판진과 뒤엉킨 몸싸움으로 번져 동반 퇴장을 당하는 빌미가 됐다. 사태가 진정되자 니시모토 구심은 기록실에 마련된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에게 이대호와 모리아키 감독의 퇴장을 알렸다. 더그아웃에서 통역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이대호는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으로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다 받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이대호의 연속 안타 행진은 5경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324에서 0.322로 소폭 깎였고, 팀 역시 0-7로 완패했다. 무엇보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다. 그간 불편한 판정에도 허탈한 웃음 정도로 불만을 드러냈으나 일부 일본 심판의 애매한 판정이 거듭되자 감정이 폭발한 듯 보인다.
니시모토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던 이승엽의 홈런을 단타로 둔갑시켜 국내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심판이다. 이승엽은 2006년 6월 11일 지바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원정경기 3회 1사 1루에서 우월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니시모토 3루심이 1루 주자 오제키 데쓰야의 누 공과를 선언, 홈런은 무효 처리됐다. 판정이 오심으로 밝혀져 니시모토 심판은 며칠 뒤 2군인 이스턴리그로 강등됐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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