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이 28일 저녁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일본은 2승1무(승점 7)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은 2무1패(승점 2)로 중국(승점 5)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역대 한일전 전적은 40승22무14패로 여전히 한국의 우세했지만, 2010년 10월 이후 최근 네 경기 무승(2무 2패)의 악연은 끊지 못했다.
숙명의 한일전다웠다. 두 팀은 초반부터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한국은 강한 압박과 측면의 빠른 공격수를 활용한 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일본은 아래서부터 짧은 패스를 통해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무게추를 실었다.
한국은 원톱 김동섭(성남)이 공격의 꼭짓점 역할을 했고, 2선의 윤일록-고요한(이상 서울)이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다. 흐름은 조금씩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다만 결정력이 문제였다. 전반 4분 고요한의 오른발 하프 발리 슈팅이 빗맞았고, 전반 7분 김동섭의 드리블 돌파 후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 발끝에 걸렸다. 1분 뒤 이승기(전북)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마저 골포스트 옆으로 빗나갔다.
오히려 선제골은 일본의 몫이었다. 전반 25분 후방에서의 단 한 차례 긴 패스로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것.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가키타니 요이치로는 단독 돌파 후 골키퍼 1대1 기회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홍명보호는 저력이 있었다. 실점 7분 만에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줄곧 일본 수비진을 위협하던 윤일록이 마침내 일을 냈다. 전반 32분 아크 왼쪽 부근에서 이승기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감아 찬 공은 예리한 궤적을 그리며 반대편 골문 안쪽으로 휘어 들어갔다. 몸 날린 골키퍼가 손을 쭉 뻗어봤지만 소용없을 정도였다. A매치 데뷔골.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골의 영광은 덤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 양상은 일진일퇴였다. 두 팀 모두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좀처럼 상대에게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25분 김동섭 대신 조영철(오미야)를, 후반 35분 이승기 대신 고무열(포항)을 교체 투입하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그럼에도 좀처럼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40분 하대성의 패스를 받은 김창수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공은 하늘로 향하고 말았다. 한국은 경기 종료 1분을 앞두고 고요한 대신 김신욱(울산)까지 투입하며 마지막 '한 방'을 노렸다.
지나친 공세는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다. 후반 45분 또 다시 일본의 역습에 실점하고 말았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나온 공을 달려들던 가키타니가 그대로 밀어 넣었다. 이후 한국은 추가 시간 5분 동안 총공세에도 재동점골에 실패했다. 경기 종료 직전 윤일록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나왔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홍정호의 헤딩마저 골라인을 넘기 전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결국 한국은 1-2로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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