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연구진이 간경변증 환자 몸속에 있는 골수줄기세포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이 병원 배시현·조석구 교수와 부천성모병원의 박정화 교수팀이 2009~2010년 만성 간염으로 간 기능이 소실된 35~51세 간경변 환자 5명(남자 2명·여자 3명)에게 환자의 골수에서 분리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해 간 기능을 회복시켰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대상자들은 간 기능이 악화돼 황달과 복수가 차고 간 독소가 제대로 해독되지 않아 의식이 혼탁해져 '간성혼수'가 발생하는 위독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환자 자신의 골수를 채취한 뒤 조혈모세포를 제거하고 중간엽 줄기세포를 포함한 단핵구세포만을 분리했다. 이후 분리된 줄기세포가 간에 직접 도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환자 골수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간 동맥을 통해 주입했다.
그 결과, 간기능 활성도를 보여주는 주요 수치인 '알부민' 단백질 생성수치(정상 기준치 3.5g/dL 이상)가 2.8, 2.4, 2.7, 1.9 g/dL에서 3.3, 3.1, 2.8, 2.6g/dL로 올라갔다. 간의 탄력도는 65, 33, 34.8kPa에서 46.4, 19.8, 29.1kPa로 낮아졌다.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이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간경변증은 정상적인 간 조직이 염증반응의 결과로 섬유화 돼 점점 굳어지고, 이 과정에서 재생결절이라 불리는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정상 간세포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손상된 간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릴 만한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다. 최선의 치료법은 간 이식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현재 6000여명의 환자가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나 이식 기증자가 현저히 부족해 지난해 1200여명만이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배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이식이 시급하지만 당장 이식을 할 수 없는 위중한 환자들에게 8시간 내에 자가골수 내 줄기세포를 채취해 직접 간에 주입하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법이다. 기증자를 찾지 못해 이식 수술을 기다리다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중증 간 질환에게 가교적인 치료(Bridge Therapy)로 적극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세포치료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싸이토테라피(Cytotherapy)' 7월호 온라인에 게재됐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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