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家長'된 50대 엄마, 눈물겨운 슈퍼우먼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빅어젠다' 시리즈④
[여일하세]성들이 기 좋은 상 만들자


남편의 퇴직…생업전선에 뛰어든 중고령층 여성
50대女 취업자 증가, 女전체의 절반
미혼자녀 미취업 증가도 한몫
대부분 마트·식당서 '저임금 노동'
4대보험 등 근로환경 개선 시급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30년 간 주부로 살아 온 김모(54ㆍ여)씨는 올해 초부터 마트 생선코너에서 일하며 가장(家長)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남편은 내년 초 정년퇴직이 예정돼 있고 두 아들은 아직 취업준비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 주 6일을 꼬박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월 100~110만원. 그 마저 6개월마다 계약서를 새로 작성해야 하는 단기계약직 신분이다. 김 씨는 "남편이 퇴직후에 받게 될 연금소득으로는 한 달 200만원이 넘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며 "공장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그나마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생계를 위해 일자리 시장에 뛰어드는 50대 여성이 늘고 있다. 가구의 주 수입원이었던 남편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자녀들이 취업준비가 길어지면서 이들을 대신해 '엄마'가 일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家長'된 50대 엄마, 눈물겨운 슈퍼우먼
AD


통계청 자료를 보자. 지난해 50대 여성 취업자수는 215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만5300명 늘었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수 증가분(20만2500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여성 고용을 주도했다. 고용률도 2009년 56.2%에서 지난해 58.1%로 꾸준히 늘고 있다. 노동시장의 핵심연령층인 30~40대 여성의 고용률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50대 여성의 취업 흐름은 특히 배우자가 있는 여성에게서 도드라진다. 지난해 1~4월 기준 배우자가 있는 50대 이상 여성의 취업자 수는 전년 보다 19만8000명 증가했다. 2010~2011년 증가폭인 9만5000명의 두 배가 넘는다. 고용률 역시 배우자가 있는 50대 여성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미혼, 사별, 이혼 등의 이유로 배우자가 없는 50대 여성의 경우 답보상태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전문위원은 "여성 중·고령층의 취업이 가구 소득을 보충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이 주로 취업하는 일자리 대부분이 임금이 낮고 고용환경이 불안정한 '질 낮은 일자리'라는 점이다. 지난해 일자리 시장에 발을 들인 50대 여성 중 상용직은 53만명인 반면 임시직은 64만명에 달했다. 20대 여성의 상용직, 임시직 수가 각각 115만명, 54만명인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50대 여성은 대부분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생계형 자영업 등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일자리에 집중돼있다.


임금도 낮다. 지난해 3월 기준 기혼 여성의 절반 이상(58%)이 평균임금의 2/3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에 속했다. 특히 50대 여성의 경우 중간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저임금 노동자로 대부분 유입됐다. 2009년 대비 중간임금계층은 4.1%포인트 줄어든 반면 하위임금으로 분류되는 계층은 4.6%포인트 늘었다.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50대 여성의 고용이 많이 늘었지만 그것이 일자리 질의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남편의 퇴직이 다가오고 미혼자녀의 취업이 늦어지면서 불안정한 일자리라도 당장 취업하려는 50대 여성이 늘고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해결방법은 없을까. 남편의 퇴직을 늦추고 자녀의 취업을 앞당기면서 50대 여성 근로자의 근로환경이 개선된다면 해결될 일이다. 그러나 모든 연령층이 '윈윈'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선 50대 여성이 주로 몸담고 있는 직종의 근로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50대 여성이 주로 일하는 식당, 마트 등의 일자리에 4대 보험을 적용하는 등 이같은 일자리를 좀 더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