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제약업계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유난히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24일 갑자기 유명을 달리한 광동제약의 창업주 최수부(78) 회장은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원로 중 한명이었다. 생전 최 회장은 숙면하고 일어난 후에는 아침마다 체조로 몸을 푸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은 골프를 즐겼다.
이런 체력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난 1963년 광동제약사를 창업한 뒤 1973년 광동제약으로 이름을 바꾸고 대표에 올랐으니, 40년간 줄곧 경영에 매진해온 것. 최근까지도 경기도에 있는 공장을 찾아 약재를 일일이 확인했다고 한다.
고인 외에도 제약업계에는 수십 년 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원로가 상당수 있다. 대표적으로 강신호(86)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김승호(81) 보령제약 회장, 이종호(81) JW홀딩스 회장, 윤영환(79) 대웅제약 회장, 허억(77) 삼아제약 회장, 어준선(76) 안국약품 회장, 윤원영(75) 일동제약 회장, 임성기(74) 한미약품 회장 등이 있다. 이들 모두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쓰며 회사 안팎을 챙기고 있다.
이중 강신호 회장은 매년 대학생 국토대장정의 행사 운영위원장을 맡아 5~10㎞를 직접 걸을 정도로 건강관리 잘하기로 꼽힌다. 많은 걷고 하루 세끼를 꼬박 챙겨먹는 게 비결이다. 골프도 정기적으로 친다.
김승호 회장은 지난 4월 중국 차마고도에 직접 다녀오는 등 극지체험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1일에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수출을 위해 직접 멕시코를 방문하는 강행군 출장에도 나섰다. 등산 마니아인 이종호 회장은 지난 2002년과 2005년 두 번에 걸쳐 해발 4130m 히말라야 안나프루나 베이스캠프까지 오른 적 있다.
한편 제약업계에는 원로들의 친목 모임 '팔진회'(八進會)가 널리 알려져 있다. 강신호·이종호·윤영환·윤원영·어준선·허억·김승호 회장과 유영식 전 동신제약 회장 등 8명으로 출발했으며, 최근까지도 정기적으로 골프 모임 등을 가지며 동업자 정신을 잇고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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