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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한마음체육관'…이번엔 주민의견 '충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1초

홍은동 한마음체육관 재건축 주민 이해관계 대립
2000년 '단전호흡 마니아' 이정규 전 청장 주도 건립
단전호흡 회원들 사실상 시설 점용…"재건축 불필요"
장애인단체·주민, "체육시설 부족, 신축 서둘러야"
區, "사유지 매입 부담 속 구비부담 적어 이상적"


서대문구 '한마음체육관'…이번엔 주민의견 '충돌'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위치한 '한마음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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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자치단체의 예산 책정 과정에서 단체장의 개인적 취미를 반영하는 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그로 인해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이 같은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의 '단전호흡 체육관'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마음체육관' 건립 이후 13년 넘게 사실상 이 시설을 '독점적으로' 사용해 온 단전호흡 회원들이 재건축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장애인단체를 비롯한 주민 대부분은 체육관 활용 개선이 시급하다며 신축을 주장하고 있다.

총 99억원(구비 13억원+시비 56억원+국비 29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다목적체육센터(연면적 3960㎡, 지하 1층 지상 3층)' 건립 계획이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음체육관이 주민들을 위한 단전호흡시설로 개관한 건 지난 2000년 2월. 체육관 건립은 평소 '단전호흡 마니아'로 알려진 이정규 전 서대문구청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이뤄졌다. 건축물대장상에도 체육관은 '단전호흡수련원'으로 명시돼 있을 정도로 당시 이 전 청장의 건립의지는 강했다.


그는 고건 서울시장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총 건립비 18억원 중 12억원의 시비지원을 받아냈고, 건립 후에는 회원들로부터 3000여만원의 성금을 걷어 냉방 및 기타시설을 조성하기도 했다. 개관 후 체육관은 하루 700~800명 정도의 회원들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고, 매년 국선도 전국대회가 열리는 등 단전호흡의 '성지'처럼 활용됐다. 이 전 청장은 현재도 한마음체육관 생활체육프로그램 강사로 정식등록돼 회원들을 상대로 수업을 이끌고 있다.


체육관을 거의 전용해 온 회원들은 재건축 계획이 알려지자 지난 2월 단전호흡 서대문수련원 단우회장인 황 모씨를 비롯해 150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재건축 계획의 적정성을 판단해 달라는 감사 청구로, 여기에는 회원 대부분이 동의서명을 했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은 시민들의 혈세로 지어진 공용시설이 일부 동호회원들에 의해 거의 점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정자 서대문농아인복지관 사무국장은 "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 특정단체와 특정인들을 위해서만 운영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면서 "지역의 장애인들을 비롯해 더 많은 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대문구는 주민 체육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유지를 매입해 체육관을 짓기엔 재정부담이 크고, 바닥면 매트 등으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주변 시유지에 다목적체육센터를 건립해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3일에는 서대문구에 현장시장실을 연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시유지 이용에 대한 구두승인을 받기도 했다. 센터에는 단전호흡장을 비롯해 장애인시설과 풋살장, 게이트볼장 등이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현재 (서대문구의) 주민 1인당 평균 체육시설공간은 0.98㎡로 서울시 평균인 1.9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국비와 시비 지원이 있어 구비 부담이 크지 않아 구 입장에서 신축은 포기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현재 중단된 체육센터 설계를 조속히 재개해 내년 초에는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22일 열린 구 정책회의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재확인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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