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보고서 "환경오염이 인도 성장률 갉아먹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경제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는 인도가 환경오염으로 인해 한 해 800억달러(약 89조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은행(WB)의 보고서를 인용해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도의 경제손실이 800억달러에 달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한다. 인도의 환경오염에 따른 피해액이 추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의 환경오염으로 인한 절대적 손실액은 GDP의 9%로 인도보다 크다"며 "그러나 대기오염 등 특정 부문에서 인도는 중국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도의 환경오염은 각종 조사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미국 예일대가 지난해 전 세계 132개국을 대상으로 대기·수질·삼림 등 10개 분야의 환경오염 수준을 조사한 결과 인도는 대기오염 부문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인도의 대기오염은 10점 만점에 3.73점으로 가장 낮았다. 다른 부문 까지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도 인도는 125위를 기록해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등과 함께 최하위 그룹에 포함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위 20개 도시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인도의 대도시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환경 문제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인도 북부 지역을 휩쓴 홍수와 산사태로 6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도 직접적인 원인은 기록적인 폭우지만 이면에는 부문별한 삼림파괴와 토양 오염 등 환경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매년 약 150만명의 5세 이하 영유아들이 질병 등의 이유로 목숨을 잃는다. 세계은행은 이 중 23%인 35만명이 대기와 수질 오염 등 환경문제가 사망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성인전체 사망자의 2.5%도 같은 이유로 사망한다는 추정이다.
인도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인도에서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PM10)를 30% 줄이려 할 경우 연간 GDP 성장률이 0.04%나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 경제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세계은행은 이를 통해 인도가 오히려 연간 470억달러~105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천문학적 수준인 의료비용과 보험료 등을 줄일 수 있는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30~6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의 무투쿠마라 마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는 환경오염을 담보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환경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인도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니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인도 환경오염의 경제적 손실 규모를 수치화한 첫 자료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국 정부가 환경문제를 고려한 '그린 GDP'의 개념을 도입한 것과 같이 인도 정부 역시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와 자원 절약으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그린기술로의 전환을 통해 인도는 적은 비용으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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