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엿새만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에 윤웅원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과 김용수 전(前) 카이스트 초빙교수를 발탁하고, 종전 6개였던 부사장 자리는 3개로 줄였다. 관심을 끈 은행장 인사는 19일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신임 윤 부사장은 KB금융지주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겸한다. 함께 임명된 김 부사장은 홍보담당 최고책임자(CPRO)로 낙점됐다. 나머지 한 자리에는 이민호 준법감시인이 유임됐다.
윤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재무통이다.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과 서소문지점장·재무관리본부장을 지냈다. 김 부사장도 1960년생이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우증권 전무와 한국항공대·카이스트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전무급으로는 이기범 국민은행 부천지역본부장이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로, 김재열 국민은행 녹색금융사업부장이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로 발탁됐다. 김 전무는 '국내 1호 해커'로 알려진 화제의 인물이다. 1993년 청와대 ID를 도용해 은행 전산망에 접근했다가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였던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검거된 이력이 있다.
상무급으로는 송인성 국민은행 선릉역지점장이 최고인사책임자(CHRO)로, 조경엽 매일경제 국장이 KB경영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백문일 한화생명 상무는 지주 홍보부장을 맡는다.
차기 은행장은 이르면 19일, 연기되면 다음 주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주말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서둘러 인사를 낼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지만, 경우에 따라 일정이 당겨질 수도 있다.
임 회장은 아울러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 "태스크포스를 꾸려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전 참여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반면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300조 원짜리 덩치를 인수하면 움직이기 어렵고, 거대한 두 은행을 합치기가 쉽지 않다"면서 "우리은행을 인수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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