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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정리해달라" 전화 받고 갔더니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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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거리 누비는 생활편의 서비스업체 '삼색대전'

"냉장고 정리해달라" 전화 받고 갔더니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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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분홍, 파랑, 노랑…. 요즘 서울 강남 거리에선 알록달록한 스쿠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바로 잔심부름과 음식 배달부터 민원 해결까지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들의 스쿠터들이다. 8년차에 접어든 '해주세요'(분홍)를 비롯해 2년 전 가세한 '푸드플라이'(파랑)와 지난해 초 론칭한 '띵동'(노랑)의 3파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심부름센터나 배달업체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치 아래 톡톡 튀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이들 업체들의 '삼색대전' 현장을 찾아봤다.

◆ 어떤 서비스 하나 = 이들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집안 청소, 장보기 등 가사 도우미는 물론이고 약 심부름, 관공서 업무 대행까지 다양하다. 엄마들의 요청으로 소아과 병원이나 유명 학원에 줄을 서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제주도 공항 면세점에만 파는 물건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당일치기로 사다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해주세요'의 최경식 팀장은 "냉장고를 정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갔더니 부부싸움으로 냉장고가 쓰러져 있고 내용물은 엉망이 돼 있었다. 김치통이 엎어져 난장판이 된 걸 3시간에 걸쳐 치웠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고객의 이혼을 막은 일도 있다. '띵동'의 윤문진 대표(35)가 들려준 얘기다. 이혼 서류를 대신 법원에 접수해달라는 고객의 전화를 받고 구비 서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담까지 하게 됐다. 이 고객은 "부부싸움 끝에 흥분해서 했던 전화인데 나중에 다행히 화해했다"며 몇 시간 후 서비스 주문을 취소했다. '띵동' 덕에 이혼의 위기를 넘긴 이 고객은 결국 단골 고객이 됐다.


음식 배달에 집중하고 있는 '푸드플라이' 임은선 대표(30)는 "일반음식점을 온라인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왜 인터넷 시대에 '전화주문'으로 '치킨, 짜장면, 피자' 등 한정된 메뉴만 시키는 지 의문이었다는 것. '푸드플라이' 사이트에서 강남의 고급 레스토랑과 유명 프렌차이즈 음식들을 주문할 수 있다는 데 낯설어 하던 고객들은 이제 많이 익숙해진 상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화 주문이 온라인 주문보다 많았지만 현재는 완전히 역전된 상황이다.


◆ "고객 입맛에 맞춰라" = 강남 지역엔 수년전부터 이와 유사한 업체 수십 곳이 난립했다. 오토바이와 인력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쉽게 사업을 시작했다 무너진 업체가 수두룩했다. 섬세한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나름의 경쟁력 갖춘 업체들이 살아남았다. '해주세요'는 여성 고객의 취향에 맞게 왕관과 천사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를 제작했으며 '띵동'은 꿀벌모양 유니폼으로 고객들이 낯선 이를 대할 때의 심적 부담감을 줄였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업계 1위라 할 수 있는 '해주세요'의 경우 하루 1100~1200건의 주문이 몰린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3사 모두 평소대비 20%이상 주문량이 증가한다. 과거에는 강남에 밀집한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주문이 많았으나 최근 사생활에 민감한 연예인들과 일반 고객들의 주문이 늘고 있다.


음식 배달에 특화된 '푸드플라이'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은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균 70%가 맛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고 나머지 30%정도가 생활편의 서비스를 요청하는 주문이다. 업계에선 음식배달 분야의 경우 '해주세요'가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띵동'과 '푸드플라이'가 나머지 절반을 비슷한 수준으로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력 관리가 가장 중요" = 이들 업체가 겪는 가장 큰 고민은 뭘까? 세 업체 모두 "인력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거의 하루 종일 오토바이를 모는 직업이다 보니 이 일을 천직을 여기는 직원이 적은 편이다. 이직율도 높은 편이라 베테랑 인력 확보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다. 비정규직·저임금으로 대표되던 배달 용역 이미지를 지우고 떳떳한 '천직'임을 직원들에게 각인시키는 일도 필요하다.


게다가 서비스업의 특성상 고객에 대한 신뢰가 우선이다 보니 직원 채용에도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해주세요'의 경우는 이메일 사전 면접은 물론이고 직접 개발한 인적성검사까지 치르고 있다. 이곳이 대면 면접을 1시간씩 본다는 건 업계에서도 유명한 얘기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도 필수다. '띵동'의 경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500만원짜리 예금통장을 제시하면 50만원의 보너스를 준다. '해주세요'와 '띵동'은 콜센터와 서비스 직원을 4대보험이 적용되는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푸드플라이'는 성실성을 인정받은 서비스 직원을 관리직으로 정식 채용하고 있다. 배달 직원의 월 수입은 200만~300만원 정도다. 베테랑의 경우 인센티브를 합해 4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업체간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하지만 라이벌 업체에 자극받기도 한다. '해주세요'는 후발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강점을 보이자 현재 대대적인 홈페이지 리뉴얼을 준비중이다.


'푸드플라이'의 임은선 대표는 "강남에 비슷한 서비스를 했던 선례가 있었기에 브랜드와 서비스를 동시에 홍보해야 하는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며 "다수의 소셜커머스 업체가 경쟁함에 따라 해당 업종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졌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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