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교원이 동양매직 인수에 실패했다. 동양그룹과의 가격협상에서 약 300억원의 가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작은 돈을 아끼려다 큰 시너지 효과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동양그룹은 12일 연기금, 보험사 등 금융기관으로 이뤄진 KTB컨소시엄에 생활가전 계열사인 동양매직을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연히 교원그룹과의 매각협상은 종료된다.
교원그룹 측은 "동양그룹의 공식 발표 직전 매각협상 종료 통보를 받았다"며 "지난 11일 동양그룹이 공시를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온 터라 황당하다"고 밝혔다. 동양은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교원그룹과 가전사업부 매각을 위한 계약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양그룹은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대해 '높은 가격과 종료시점 등을 포함한 거래확실성을 충족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매각 가격을 두고 양측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던 셈이다. 동양그룹 측은 당초 2500억원 정도를 원했지만 교원 측은 그보다 300억원 가량 작은 22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한 생활가전 업계 관계자는 "300억원을 아끼려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차버렸다"며 "장평순 회장의 '저가매수' 원칙이 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교원그룹은 인수합병(M&A)에 돈을 쓰는 데 인색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금동원력이 1조원에 달하지만 과감한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과 업계의 평가다. 4년 전부터 인수합병 전문가들을 영입해 신사업 물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M&A 시장에서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한 게 그 증거다. 동양매직 매각이 흥행에 실패해 교원그룹이 단독입찰에 들어간 것도 저가매수 원칙을 고수하게 만든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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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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