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성여드름 피해자 외 각종 암 고엽제와 인과관계 없어...
다만 염소성여드름 피해자 39명에 대해서는 원심의 승소판결을 유지해 미국 제조사들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2일 파월군인 김모씨(70) 등이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몬산토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시효가 다하지 않은 염소성여드름 피해자 39명을 제외한 나머지 5188명의 원고들의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염소성여드름은 고엽제에 함유된 다이옥신 성분에 노출될 경우 발병되는 특이성 질환”이라며 고엽제가 질환의 원인임을 인정했다. 그 외의 당뇨병, 폐암, 후두암, 기관암, 전립선암, 비호지킨임파선암, 연조직육종암, 만발성피부포르피린증, 호지킨병, 다발성골수종 등 각종 질병들에 대해선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고엽제와 질병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고엽제 후유증 가운데 비호지킨임파선암 등 11개 질병은 고엽제와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피해자의 장애 정도에 따라 1인당 600만~4600만원씩 총607억76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고엽제의 결함은 제조회사들의 설계상 과실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씨 등 원고들은 고엽제에 기준치를 초과한 다이옥신(TCDD)이 포함돼 있어 질병을 유발했다며 미국 제조회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다이옥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최고 1만배에 달하는 독극물로 인체에 흡수되면 각종 암과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