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숙였다.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은 면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다.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5실점했다. 삼진 3개를 잡았지만 5회에만 3점을 헌납하며 자신의 메이저리그 최다 실점 타이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4월 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8안타와 2볼넷을 내주며 5실점한 바 있다. 대량 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종전 2.82에서 3.09로 대폭 높아졌다. 5월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출발한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8경기에서 마감됐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피안타율 0.354로 류현진을 괴롭혔던 애리조나 타선은 이날도 초반부터 매서운 타격을 과시했다. 선봉장은 애런 힐이었다. 1회 주자 없는 1사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2-1에서 시속 90마일의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은 이어진 폴 골드슈미트와 마틴 프라도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2루에 몰렸으나 윌 니베스를 내야땅볼로 돌려세워 위기를 모면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은 류현진은 3회 추가 실점을 헌납했다. 이번에도 힐에게 당했다. 선두 A.J 폴락에게 3루타를 맞고 가진 대결에서 5구째로 던진 시속 83마일의 체인지업이 외야 왼쪽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희생플라이로 연결됐다.
선두 프라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4회를 마친 류현진은 5회 타선의 2득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5회 폴락과 힐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어진 골드슈미트와의 대결에서 적시 2루타를 맞았다. 2개의 체인지업으로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은 듯했으나 3구째로 택한 시속 93마일의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3-4 역전을 허용했다.
실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코디 로스를 내야 땅볼로 잡았으나 프라도에게 시속 90마일의 직구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 사이 골드슈미트가 여유롭게 홈을 밟아 점수 차는 2점으로 벌어졌다. 돈 매팅리 감독은 와일드피치까지 범하며 흔들리는 류현진 대신 J.P 하웰에게 6회 마운드를 맡겼다.
류현진은 팀이 8회까지 4-5로 뒤져 시즌 4패(7승)째를 떠안는 듯했으나, 9회 2사 1, 2루에서 A.J 엘리스가 상대 마무리 히스 벨로부터 동점 적시타를 터뜨려 패전을 면했다. 다저스는 연장 14회 터진 헨리 라미네스와 엘리스의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7-5로 승리했다. 4연승으로 승률 5할(45승45패)에 복귀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47승44패)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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