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당시 탑승했던 한국인 승무원 6명이 10일(현지시간) 오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윤혜 사무장(최선임 승무원·여·40) 등 아시아나항공 소속 승무원 6인은 이날 오후 3시 샌프란시스코발 인천행 OZ 213편에 탑승했다. 이 사무장은 출국 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격적인 사고로 인해 다친 분, 사상자가 발생해 안타깝고, 아픔을 겪은 분들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하는 사고기 탑승 승무원은 이 사무장을 포함해 유태식(남·42), 이진희(여·33), 김지연(여·31), 한우리(여·29), 김윤주(여·25) 등 6인이다.
출국에 앞서 평상복 차림으로 취재진 앞에 등장한 승무원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가장 어린 김윤주씨는 다리 부상으로 휠체어에 탑승한 채 공항에 등장했다. 일부 승무원은 정신적 충격 여파가 남은듯, 취재진 숫자와 카메라 플래시에 놀라 눈물을 흘렸다. 결국 예정된 기자회견은 별도의 질의응답없이 이 사무장의 대표발언만으로 끝났다. 이들은 비즈니스 좌석에서 동료 승무원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9시간을 비행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오전 11시 께 긴급히 사고기 승무원들의 귀국을 결정했다. 전일 저녁 사고기 승무원들이 머무는 호텔을 찾은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들이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임을 확인하고 "미국이 아닌 한국 집에서 편안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후 타박상, 골절 등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후,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해왔다. 9일과 10일 이틀 동안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면담 조사를 받은 뒤 귀국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이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승객 대피를 위한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승무원들은 사고로 인해 여권이 분실된 상태였으나, 주샌프란시스코 영사관의 협조로 긴급 여행증명서를 받아 출국할 수 있었다. 영사관 관계자는 "오전 11시40분 께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연락이 와, 급히 여행증명서를 발급했다"며 "법적 확인절차 등이 있으나 특수상황임을 감안해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출국으로 당초 오후 1시 출발이었던 OZ213편은 2시간 출발이 지연됐다. OZ213편은 한국시간으로 11일 저녁 7시 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사고기에는 총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했으며 이중 10명이 한국 국적이다. 이날 한국행 비행기를 탄 6명 외 4명은 아직 병원에 입원 중이다. 4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2명은 중상, 2명은 중경상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승무원 2명도 입원한 상태로 이중 태국인 승무원 1명은 중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추후 사고기 탑승 승무원들의 치료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당분간 비행이 금지되며 유급휴가를 지급해 외상과 트라우마가 남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복귀 때 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기에 탑승했던 조종사 4명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시내 호텔에 머무르며 NTSB의 추가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샌프란시스코(미국)=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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