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권용민 기자]아시아나항공 충돌사고 경위를 파악할 중요 단서인 '블랙박스' 해독을 위해 우리 정부 조사관이 9일 오전 10시30분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한다.
국토교통부는 NTSB 주도로 분석 중인 블랙박스의 사고 전후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 항공사고조사위 조사관 1명, 아시아나 관계자 1명을 보낸다. 이들은 11일 0시20분께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블랙박스 분석을 위해서 출국하는 조사관 2명은 미국 현지에 도착하는 즉시 NTSB 조사단에 합류해서 블랙박스 내용에 대해서 해독할 예정"이라면서 "NTSB 의장이 발표한 내용을 포함해서 FDR과 CVR에 대한 확인과 분석작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정호 항공정책실장은 "블랙박스에 의한 우리 측 조사단은 총 2명중에서 1명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소속이다. 블랙박스에 대한 전문가이고, 또 1명은 아시아나 소속 기장이다. 그 기장은 이번에 사고가 난 B777 항공기에 대한 숙련된 기장"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호 실장은 "블랙박스의 해독기간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그런 정도의 기간은 소요돼야 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블랙박스의 내용과 아울러서 여러 가지 관제타워와의 교신내용 등등 다른 자료와 같이 연계돼서 종합적으로 분석이 돼야 하기 때문에 FDR, CVR 자료만 가지고는 최종적인 분석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발생 직후 블랙박스를 워싱턴 본사로 옮겨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간조사 결과를 토대로 9일 새벽 3시(한국 시각) 데버러 허스먼 의장이 브리핑하기도 했다.
블랙박스, 즉 운항기록장치는 이번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다. 허스먼 NTSB 의장은 9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착륙 직전 사고기가 정상적인 속도보다 느리게 활주로로 접근하고 있었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허스먼 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NTSB의 블랙박스 분석에 따른 발표에 따르면 충돌 16초 전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22㎞에 불과했다. 권장 속도 157㎞보다 한참 느렸다. 당시 엔진 출력은 50%에 그쳤다. 이후 충돌 1.5초 전 다시 출력을 높인 결과 충돌 당시 사고기의 속도는 시속 136㎞로 높아진 상태였다. 조종석 경보 장치가 너무 낮은 속도 때문에 추력 상실을 경고하는 상황이었다.
국토부는 현지에 도착해 NTSB와 함께 블랙박스 조사에 나설 예정이지만 정확한 분석결과는 6개월~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사고유형에 따라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기간이 다른데 이번에는 지상에서 일어난 사고여서 그 기간이 비교적 짧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기에 장착된 블랙박스는 FDR(비행자료데이터기록장치)과 CVR(조종실음성기록장치)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FDR은 항공기 운항 중 각종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마지막 25시간 분량의 연속적인 데이터를 기록한다. 엔진시동 때부터 사고발생 시점까지 일련의 비행 상황, 항공기 자세, 각종 시스템의 작동 상태 등에 관한 200~300개의 자료를 저장한다. CVR은 비행종료 마지막 2시간 분량의 조종실내 음성과 조종사-관제사간 교신 내용을 기록한다. 두 장치 모두 미국 허니웰사가 제작했다.
블랙박스는 기록된 데이터를 외부 충격이나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제작됐다. 최대충격 3400G까지, 화재시엔 1100℃에서 최소 30분간 안전하게 내부의 자료를 보호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일차 사고조사에서 분야별, 조사팀 조사활동 계속하고 있다"면서 "조종사 4명 및 미국 관제사 등에 대한 합동조사도 시행하고 있다. 미국 NTSB측은 브리핑 전 우리측에 발표내용을 사전 통지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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