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아시아나항공 사고의 원인 규명에 핵심 단서가 될 조종사의 면담 내용이 언제 공개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블랙박스와 함께 조종사의 전후 과정에 대한 판단과 행동 등은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정부는 조종사의 면담 결과는 블랙박스의 데이터와 일치하는 부분 등을 위주로 확인되는 대로 중간중간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9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종사에 대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국측 조사단의 면담조사가 잇따라 실시됐지만 그 결과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은 사고의 당사자이며 면담에서는 주관적인 진술이 나오게 마련"이라며 "데버러 허스먼 NTSB 의장 역시 블랙박스 해독 내용 즉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중간 발표를 할 뿐 조종사 면담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조종사 개별 면담과 대질 조사 등을 통해서 파악한 내용과 블랙박스 데이터가 일치 하는 부분, 뚜렷한 부분에 대해서는 중간 중간 발표가 있을 수는 있지만 조종사 면담 내용만을 따로 발표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블랙박스 해독에는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걸리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신중하게 100% 객관적인 부분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객관성 없는 조종사의 말만 발표하는 것은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우리 조사단이 조종사 4명에 대해 면담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때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접근할 당시의 속도와 접근 고도, 기체 조작 등의 진술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궁금한 내용으로 지목돼 온 사안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면담으로 조사한 셈이다.
최 실장은 "1일차 조사는 우리 조사단이 단독으로 했고 9일은 미국 NTSB와 공동으로 조종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면서 "조종사는 사고조사 대상자이기 때문에 외부와 접촉은 차단되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면담결과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조종사 면담이 사건의 원인을 규명할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블랙박스와 대조해 정확하게 확인되는 부분을 수시로 발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데버러 허스먼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3시 샌프란시스코 할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조종자에 대한 조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NTSB는 앞으로 사흘 정도 사고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부기장을 불러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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