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보조금’ 옛말… 평일 밤 ‘28만원 갤S4’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3사의 단말기 과당보조금 경쟁을 강력 징계할 방침을 밝혔음에도 시장에서는 ‘빙하기’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보조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당국의 감시를 피해 주로 주말에 집중됐던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평일로 확대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치고 빠지는’ 식의 ‘스팟’ 보조금 판매 공지가 평일 야간에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5일 오후부터 온라인 공동구매 카페나 휴대폰 커뮤니티 등에서 주요 스마트폰 제품 가격을 파악한 결과 출고가 89만9800원인 삼성전자 ‘갤럭시S4’는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할부원금(순수 단말기가격) 28만원에서 판매됐고, ‘베가 아이언’은 10만원 이하로 책정된 가격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판매자들은 아침이 되면 모두 이같은 판매 공지를 삭제해 단속을 피한다.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지킨 가격을 적용한 뒤 나중에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관행도 여전했다. 4일 야간에는 ‘갤럭시S4 LTE-A’를 페이백 조건으로 32만~35만원에 판매한다는 공지도 올라왔다.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제품이 출고가 95만5000원에서 보조금 상한선의 27만원의 두 배 이상인 60만원이나 투입된 것이다.
또 주말인 6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와 가전제품양판점 수 곳을 돌아본 결과 ‘갤럭시팝’과 ‘옵티머스G’를 할부원금 ‘0원’의 ‘공짜폰’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마포구 H마트 관계자는 “오후에 새로 정책이 나와 가격이 오를 것”이라면서 “이달 중반을 넘기기 전에 사는 게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현상은 이통3사가 최근 경쟁적으로 보조금 지급 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LTE-A를 상용화하면서 마케팅에 나서자 아직 LTE-A를 시작하지 못한 LG유플러스와 KT가 보조금 규모를 늘리며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방통위의 과당보조금 제재를 앞두고 있는데다, 두배 빠른 LTE 서비스와 단말기 출시까지 도화선이 되면서 보조금도 두 배 넘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국이 다시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다고 해도 올해 초 3사 영업정지 때처럼 오히려 더 과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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