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시 210만 파운드 인지세....구글의 5년 세금 평균 납부액보다 많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런던의 주택매수를 추진하고 있는 데 언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말판인 6~7일자에서 주택을 사면 구글이 5년 동안 매년 낸 세금보다 많은 세금을 주택 인지세로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회사 세금은 안내면서 개인용 비싼 저택을 위해서는 세금을 많이 낸다는 비아냥인 셈이다.
FT는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슈미트 회장은 런던 첼시 이웃의 고급 주택가나 홀랜드파크 주변에 대형 가족용 집을 물색하고 있으며, 주택 구입을 위해 윌리엄 왕세손의 친구인 부동산 중개업자 토머스 밴 스트라우밴지를 고용했다고 전했다.
그가 물색중인 집들은 평방피트당 3000파운드 이상이 나가는 이른바 ‘수퍼 프라임 마켓’에 속한 것으로 지난 5년 동안 국제적인 바이어들이 주로 차지한 것들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슈미트 회장이 까다롭지 않다”면서 “ 수영장이 있고 차고가 5개나 있는 집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요구라고는 수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슈미트 회장이 3000만 파운드(한화 약 513억1000만 원) 정도의 부동산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FT는 이 금액의 저택을 산다면 슈미트 회장은 검색 제왕 구글이 지난 몇 년간 영국에서 납부한 세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물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독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2006∼2011년 영국에서 120억 파운드(한화 약 20조5244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세금은 5년간 1060만 파운드(약 181억2900만 원)를 냈다. 연평균 210만 파운드(약 35억9170만 원) 꼴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200만 파운드(약 342억 원) 이상의 주택에 대한 인지세를 7%로 인상한 만큼 3000만 파운드 주택에 대해서 210만 파운드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이렇게 된다면 주택 취득관련 세금이 법인세보다 많은 셈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슈미트 회장이 영국 런던에 집을 사기로 한 것은 구글이 킹스 크로스에 새로 마련한 본사 건립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으며 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신호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슈미트 회장은 탈세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 “그럼에도 구글은 영국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치권은 구글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유럽 본부를 두고 이곳으로 광고 매출을 돌리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고 비난했다. 슈미트 회장은 탈세 의혹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세금을 더 거두기 원하면 세법부터 고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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