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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감독체계개편...금감원 비대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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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여론에 중복규제 지적, 제재권 놓고 '권한 뺏기' 주장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향이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로 무게가 실리면서 당사자인 금융감독원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감독체계개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최근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준비위에는 현재 직원 2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정식 출범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자체 비대위를 구성한 것은 2004년 카드대란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 자체가 양분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내부적으로 팽배해 있는 상황"이라며 "내부의 목소리를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비대위는 금감원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조직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임원들도 대외적인 의사표시를 내지는 않고 있지만 이번 비대위 출범에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금감원 대외적인 의사표시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게 조직 내부의 견해다.

비대위는 출범과 함께 소비자보호와 제재권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낼 방침이다. 현재도 금감원은 소비자보호기구를 금감원에서 분리할 경우 금융사에 대한 사실상 이중규제가 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소비자보호와 건전성을 2개 기관에서 맡을 경우 영역이 애매해져 금융사 입장에서는 중복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재권 강화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의 권한 뺏기 완결판'이라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의 고유 업무가 검사와 제재인데 이를 이관하면 금감원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금융감독체계개편에서 금융위가 빠져 있다"며 "금융위까지 포함한 전체 틀에서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성인 홍익대학교 교수와 윤석헌 숭실대학교 교수 등을 포함한 금융감독체계의 올바른 개편을 촉구하는 학자 및 전문가들의 모임도 금감원의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금융감독체계의 올바른 개편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금융소비자보호기구 별도 설치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이 모임은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분리하려면 금융위의 감독정책업무를 분리된 두 감독기구에 이관하는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에서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실질적 독립이 전제되지 않으면 소비자보호 강화라는 목적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연구의 중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연구 수행을 위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달 중순께 '금융감독체계개편 최종안'을 마련해 청와대에 보고할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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