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김혜리가 첫 악역에 도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9일 방송된 MBC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하 '스캔들') 첫 회에서는 고주란(김혜리 분)과 장태하(박상민 분)의 관계가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이날 방송에서 80년대 톱 여배우 고주란은 사극 분장에 가채를 쓰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가정부에게 "한 시간 먼저 몰래 온 거야. 금방 나가야돼"라고 말했다.
이후 샤워를 마치고 나온 태하는 주란을 보고는 "천하게 촌구석에서 요란하게 피어나는 잡초"라며 "내가 너 촌구석에서 뜯어 왔잖냐"라고 장난삼아 빈정거렸다.
그는 이어 "고소똥을 고주란으로 만든 게 나냐 너냐"라며 주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란은 머리로 손을 가져가는 태하에게 "다른 건 다 벗어도 가채는 절대 안된다"며 "곧 촬영이 다시 시작된다"고 부탁했다.
주란은 그만하자는 태하에게 "왜 그러냐. 아들 낳자고 하지 않았냐"며 "나 안 요염하냐. 우리 주하 이제 호적에 올리자"고 보챘다. 부인과의 이혼을 요구하는 주란을 보며 태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후 주란은 장태하의 부인 윤화영(신은경 분)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우연히 태하의 아들 장은중과 맞닥뜨렸다. 이름을 묻던 그는 "성이 장씨야? 우리 딸도 장씨"라고 무의식 중에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무실로 들어온 주란은 화영에게 태하와 자신의 은밀한 모습이 담긴 테이프를 건네면서 "우리를 간통으로 고소하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김혜리는 표독스럽고 이기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고주란 캐릭터에 완벽히 빙의,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큰 눈을 치켜뜨며 빈정거리거나 악랄하게 웃는 표정은 주란의 성격을 그대로 나타냈다.
그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진만 감독님은 캐스팅 당시 내가 악역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암탉', '암컷'으로 표현되는 이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혜리의 당당한 자신감처럼 악역 연기는 그의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어울렸다. 앞으로 펼쳐질 박상민과의 연기 호흡과 신은경과 벌이는 팽팽한 기싸움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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