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의 연정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연정내부의 누적된 갈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연정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2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JP모건의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알렉스 화이트는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정당간의 계속된 갈등으로 인해 불만들이 쌓여가고 있다"며 "미국 속담처럼 하나의 지푸라기가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 나라 가운데 한 곳의 연정이 무너진다면 그 나라는 이탈리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최근 연이은 사건들로 인해 각국 연정의 약한 고리가 부각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각 정당들이 입은 상처가 누적되면서, 정부를 유지하기 위한 헌신의 정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2년 사이에 3건의 사건으로 기소됐다. 특히 최근에는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자유당과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 사이의 동거는 베를루스코니의 문제 등으로 인해 갈등의 소지가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두 정당은 부동산세 처리 및 개혁정책을 두고서도 여전히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는 국영방송사인 ERT의 폐쇄를 둘러싸고 연정을 구성하는 정당간에 갈등을 겪었다. 지난 총선 이후 연정에 참여했던 민주좌파는 ERT의 폐쇄 결정을 문제 삼아 연정에서 탈퇴한 상태다. 화이트는 "그리스 정부는 ERT 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함으로써 개혁의 모멘텀을 누릴 수 없게 됐다"며 "그리스에서는 공공부분이 구조조정에 저항할 때마다 정부가 양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IMF)는 포르투갈의 긴축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채문제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화이트는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연정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는 연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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