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과로 지역사회 지원 이끌어 내....‘교육기부단’ 결성해 중고교생 진로·인성교육 펼쳐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하대학교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사업의 메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실, 특히 여학생들이 이공계 진학을 더욱 꺼리는 현실에서 여학생들에 맞춘 과학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이 학교의 여학생 이공계 육성 프로그램의 핵심은 ‘WISET (Women In Science Engineering&Technology)’이다. 이 학교 화학공학과 최순자 교수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간 WISE(Women into Science & Engineering)센터를 이끌어오다 지난해 3월 사업규모를 더욱 확대해 'WISET 인천지역사업단'으로 변모시켰다.
사업단은 초·중·고교 여학생들에게 수학 및 과학분야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 이공계로 진학하도록 육성하고, 공과대학 여학생들을 공학분야 핵심인력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미래과학창조부(옛 교육과학기술부)의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사업’의 지역사업단으로 선정돼 2016년까지 매년 1억9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사업내용은 크게 여학생 이공계 전공체험사업과 공대 여학생 전공능력 강화 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하대 이공계 학생들이 인천의 중학교를 찾아가 과학실험수업을 하는 ‘찾아가는 실험실’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공학전공 체험프로그램 ‘WISET day’가 대표적이다.
WISET day는 1학년 고등학생들이 대학 연구실을 탐방하고 교수들의 전공소개, 멘토와의 만남 등을 통해 일찍이 자신의 전공선택과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도록 하고 있다. 2학년은 맞춤형 공학전공 체험이 진행된다.
또 이공계 학과 여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직업능력 및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과학실험교육활동, 오프라인 멘토링 등 다양한 WISET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결정에 멘토가 될 산업계 대표적 여성을 초청, ‘공학과 여성’이라는 강좌도 꾸준히 열고 있으며 ‘공학설계 경진대회’에 여학생을 팀의 리더로 참여시켜 공학분야의 자신감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사업단은 인하대와 인천대 공대 여학생들로 이뤄진 ‘WISET 멘토단’도 지원하고 있는데, 이 멘토단은 초등과학캠프를 주관하고 자신들이 보조강사로 참여해 과학교사들로부터 수업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초등 5·6학년을 대상으로 과학멘토링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처럼 WISET 사업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사회의 재정적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와 인하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극지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에서 1억700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는 전체 사업단 예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또 WISET 인천지역사업단이 주축이 돼 인하대 공대·IT공대 교수 20여명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교육기부단’은 인천 교육계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에듀 에이드 인하(Edu Aid INHA)’로 이름 붙여진 교육기부단은 대학이 가진 풍부한 인적·교육적 자원을 활용해 인천지역 중·고등학생들에게 진로교육과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수가 직접 133개 중학교와 119개 고등학교를 찾아가 각 계열 전공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소개하고 각 학과에 대한 미래비전, 정보를 설명한다.
지난 5월 교육기부단 결성 이후 두달간 남구, 연수구, 남동구지역 중(16개교), 고교(19개교)를 찾아갔고 2학기에는 강화, 옹진, 서구, 중구, 동구지역 학교 학생들을 만날 계획이다.
고등학생에게는 전공소개에 의한 진로지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등학생들 대부분진로는 결정했지만 전공에 대해선 결정하지 못한 경우다 많다.
따라서 각 전공이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좀더 일찍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반면 중학생들에겐 진로소개와 함께 인성지도를 펴고 있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출, 왕따, 학교폭력, 자살 등은 고등학생 보다는 중학생에게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중학생들의 고민이 많다는 반증으로, 이들에게는 인성교육이 진로나 전공교육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교육기부단의 생각이다.
따라서 교육기부단은 중학생들에게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은 물론 학업과 직업의 상관관계를 이해시켜 이들이 자발적으로 학업에 임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순자 WISET 인천지역사업단장은 “교육기부단의 미션은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수영의 박태환, 야구의 류현진, 골프의 박세리 등도 모두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우선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지역 대학이 그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만큼 일선 학교에서 겪는 진로지도와 인성교육의 어려움을 지역 대학교수들도 함께 나누고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기부단의 여파가 학교장과 교사들에게도 미쳐 교육현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결성 초기라 현재까지는 공대 교수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문사회계열 교수들과 인천지역 타 대학 교수들의 참여도 이끌어낼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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