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벤, 날아가버렸다…세계 증시·환율·채권 '심리적 공황
코스피 장중 1.9% 하락
다우지수 2.34% 폭락
닛케이도 장중 2.22% 내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59.40원까지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김혜민 기자] 말 그대로 '검은 금요일'이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후폭풍에 속절없이 주저앉았다. 주식시장이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 환율, 채권시장마저 요동치면서 이머징마켓 유가증권 가치가 동반하락하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 현재 전일보다 36.34포인트(1.96%) 하락한 1814.15포인트를 기록했다. 장 초반 1806.02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기관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800선이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유동성 이탈 속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이날에도 코스피시장에서만 장 개시 한 시간만에 105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버냉키 쇼크'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한 것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뉴욕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53.87포인트(2.34%) 폭락한 1만4758.32포인트를 장을 마쳤다. 특히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만5000선이 무너져 불안감을 키웠다.
일본 증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오전 9시 42분 현재 전일보다 289.36포인트(2.22%) 떨어진 1만2725.22포인트에 거래됐다.
외환시장도 외국인의 원화 매도 물량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오전 9시35분 현재 전일보다 1.20% 오른 1159.40원까지 치솟았다. 채권시장은 전날과 비교해 진정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5% 포인트 오른 연 2.99%를 기록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말을 앞둔 가운데 미국 증시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붕괴되면서 커진 불안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양적완화 축소 계획 발표로)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조만간 반등 시도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변동성 커질수 있다"…玄부총리, 상황대응 지시=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일 미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 이후 국내외 금융, 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발언은 미 경기회복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시장 불확실성을 완화시켜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유출로 인해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현 부청리는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부처들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필요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상황전개에 따라 관계부처와 긴밀한 협의하에 시장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다만 우리경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대외건전성도 개선되고 있어 다른 신흥국에 비해 그 영향이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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