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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양적완화 중단선언 = 미국경제 회복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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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미국의 '경기 심폐소생술' 중단 선언이 시장을 울렸다. 세계 증시가 이틀 연속 동반 폭락했고, 국내 시장도 요동쳤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출구전략 시간표가 나온 뒤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버냉키 발언의 후폭풍에 따라 21일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채권 가격, 원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이어졌다.

시장 흐름에 대응해 정부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세종로 청사에서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 수장들을 소집해 시장 상황 전반을 살폈다.


그렇다면 버냉키의 발언은 한국 금융시장에 그저 악재일까. 버냉키 의장은 전날 올해 연말부터 서서히 유동성을 줄여 내년 중반쯤에는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겠다고 했다. 후임 의장 체제에서 결정될 문제지만, 2015년 이후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장은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반응하고 있지만 버냉키의 발언을 뒤집어보면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해준 것이다. 미국 경제가 발권력에 기대 경기를 지탱해야 할만큼 심각한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다. 버냉키 의장의 시간표에는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돌아가도 좋을 만큼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이 담겨 있다.


정부는 이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형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미국의 순차적인 양적완화 중단 선언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돼 혜택을 받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 비서관은 특히 "우리의 경우 경상수지가 흑자인데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펀드가 채권 시장에 투자하고 있어 다른 나라와는 시장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의 경기 판단도 다르지 않다.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면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된다는 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인데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최상목 경제정책국장도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최 국장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사건이 터진 것도 아니고 미국이 당장 돈을 거둬들인다는 것도 아닌만큼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 국장은 "미국의 금융과 실물경기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우리 경제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정책국 내에 시장 점검반을 가동 중인 금융위원회도 현재의 금융시장 분위기를 모니터링 하겠지만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외환시장과 증시가 충격을 받았지만, 미국이 출구전략에 앞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준비할 시간을 주고 있는 셈"이라면서 "시장 불안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한 곳인 무디스도 한국 정부의 경기 판단에 힘을 싣고 있다. 톰번 무디스 부사장은 전날 "한국 정부는 아시아 주요 국가는 물론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가부채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미국의 출구전략 이후 채권금리가 오르더라도 한국 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와 달리 한국은행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한은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출구전략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온 만큼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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