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매매 시장 : 바닥심리 다져지며 하반기도 하락폭 줄 듯… 세제 개편안 주요 변수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첫 해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상저하고의 패턴을 예측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유효할 것인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다. 4ㆍ1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불었던 훈풍은 수도권의 경우 6월 들어 이미 약효가 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방에서는 혁신도시나 세종시 등 호재 지역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전세 시장은 재계약이 늘면서 공급 부족에 따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 등의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과잉 문제가 부각되며 가격과 수익률이 정점을 찍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상반기 부동산시장을 5회에 걸쳐 종합적으로 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해 본다.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시장 특징은 가격 하락세가 둔화된 것으로 요약된다. 취득세 한시적 감면 혜택 등의 영향으로 재건축 매매값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하락폭을 좁혔다고 분석된다. 하지만 5월 중순 이후 4ㆍ1대책의 효과가 희석되면서 다시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있어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0.54%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6%)보다 하락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서울이 1.28%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수도권과 신도시가 각각 0.96%, 1.19% 하락했다. 서울과 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각각 -2.26%, -2.37%)보다 하락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재건축이 상승세로 전환하며 전체적인 가격을 지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작년 상반기 -3.39%에서 1.40%로 상승 전환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해 -4.10% 큰폭으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엔 1.87%로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상반기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것은 2009년 기저효과 때문에 14.46%가 오른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5년 만에 처음이다.
강남 재건축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상반기중 2.40% 상승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4.22% 하락했었다. 예컨대 개포동 주공1단지는 전용 41.9㎡가 작년 12월 6억500만원에 거래됐으나 4ㆍ1대책 직후엔 6억75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5개월새 7000만원 오른 셈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새정부 출범으로 재건축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 등 세제 혜택이 나오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방의 경우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광역시가 0.43%,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이 0.79% 각각 상승했다. 광역시의 경우 지난해엔 매매값이 0.04% 하락했었다. 대구와 경북, 충남이 2% 안팎의 상승률로 지방 매매 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 혁신도시와 세종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다.
상반기 전국 분양물량은 12만8090가구로 작년 상반기(12만1641가구)에 비해 5%가량 늘었다. 수도권은 4ㆍ1대책 발표로 일부 사업장이 청약일정을 앞당기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공급물량은 5만5931가구로 작년 상반기(4만1868가구)에 비해 34%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기 동탄2, 위례, 판교 등 2기신도시에 공급된 단지들이 청약호조를 이끌었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작년 상반기(7만9773가구)보다 10%가량 줄어든 7만2159가구가 공급됐다. 특히 세종시와 부산 등 지방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지역에서 청약성적이 주춤하면서 공급량도 줄었다.
전국 상반기 청약경쟁률은 2.49대1로 작년 3.68대1보다 낮아졌다. 세종시에 분양된 사업장이 행정타운에서 떨어진 1-1생활권에 집중되면서 청약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등 지방에서의 분양 성적이 예전만 못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에서는 동탄2신도시 3차동시분양이 주목을 받았으나 예상보다 낮은 청약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위례신도시 엠코타운플로리체와 판교 알파리움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중심으로는 떴다방까지 등장할 정도로 청약열기를 보였다.
하반기는 4ㆍ1대책에 따른 생애최초 주택에 대한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혜택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가운데 바닥 심리가 확산되며 하락폭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거래량이 늘어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상승 여력 또한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정부의 추가 대책 여부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4ㆍ1 대책 약발이 다하면서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지만 바닥 심리가 강해지면서 하락폭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과장은 "정부가 부처간 협의를 통해 주택관련 세제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100일 맞이 오찬 간담회에서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제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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