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계속되자 부동산 공격투자
20일 빌딩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동국제강 계열사 유니온스틸로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빌딩을 145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 후 건물 이름은 '유니온스틸빌딩'에서 '삼성생명대치2빌딩'으로 변경, 등기부등본에 올렸다.
이 빌딩은 2000년 8월 준공됐으며 지하 6~지상 19층, 연면적 2만6388.79㎡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걸어서 1분 걸리는 테헤란로에 위치해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매입을 완료한 이후 공실을 줄이기 위해 빌딩관리회사를 통해 임차인을 구하는 중이다. 3.3㎡당 보증금은 75만원, 월임대료는 7만5000원, 월관리비는 3만1000원이다.
삼성생명은 요지의 대형 빌딩을 적극 매입하는 주요 기관투자자다. 지난해에도 한신저축은행으로부터 강남 역삼동 'KTB네트워크빌딩'을 1930억원에, 맵스프런티어부동산투자신탁17호로부터 중구 순화동 '에이스타워'를 1891억7050만원에 사들였다. 개인 5명으로부터 청담동 '효성골프클럽' 빌딩을 1168억9095만4000원에 매입하면서 인근 단독주택 부지까지 합쳐 총 16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건물 철거 후 호텔신축을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삼성생명은 영국 런던 그레셤스트리트 소재 빌딩을 5735억원에 매입키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말에는 금융위원회에서 '런던시티 내 오피스빌딩 투자를 위한 자회사 설립' 안건을 의결받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적 수익률 확보가 가능한 오피스빌딩 매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피스 공실률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생명의 공격적 부동산 투자는 주목받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8.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로인해 임대료는 하락했다. 1분기 기준 오피스 임대료는 ㎡당 1만49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0원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가 '저금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홍지은 세빌스 상무는 "보험사들은 매월 보험납입금을 운용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이고 주식시장이나 국채금리도 낮은 편이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수익을 노릴 수 있는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은 현재의 공실률보다는 장기적인 자금운용 계획을 따져 투자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부터는 공급이 줄어들면서 오피스 공실률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기관투자자들의 오피스 투자 물색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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