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국내 증시가 터널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출구전략 우려와 이에 따른 외국인 매도 공세, 삼성전자 급락 등 연이어 얻어맞은 후 여전히 추스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무리 긴 터널도 끝은 있는 법이다. 전문가들은 18~19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에는 출구전략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반등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미국 FOMC를 기점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채권금리는 재차 안정을 되찾고 신흥국 통화 역시 하락세가 완화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펀더멘털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털에 기초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전망이다.
우선 FOMC에서 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보다는 속도조절 가능성, 경기판단과 관련된 언급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거듭 논란이 되고 있는 양적완화 조기 종료는 미국의 펀더멘털이 받쳐줬을 때 가능한데 아직까지 그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낮기 때문이다.
한국증시는 여전히 뱅가드 환매 이슈, 장기투자펀드의 순유출, 일본의 부정적 영향력 하에 있지만 이번 주 발표 예정된 유럽과 미국의 지표 개선, 6월말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존재한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8배로 청산가치를 하회해 절대적 수준에서 저평가 영역이다. 또한 주식시장의 매력을 대변하는 일드갭 역시 상승했다는 점은 투자를 자극할 동인이 될 것이다. 코스피의 일드갭은 9.11%로 근래 1년 평균값 8.21%에 비해서도 높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가 10일 연속 3일 이평선을 하회하는 하락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3일 이평선을 가장 오래 하회한 경우는 12일이다. 이렇게 장기간 단기 이평선을 하회한 경우 나중에 하락 추세가 이어지더라도 한달 정도는 기간 조정 과정을 거치는 경향이 있고 지금과 같이 안정적인 하락 구조가 아니라면 중기 바닥권을 형성하는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
최근 외국인 중심으로 하락세가 형성된 삼성전자의 경우 소폭이나마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패턴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보유규모는 안정적인 채널을 형성하면 추세가 진행되고 추세선을 돌파하면 흐름이 변한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채널 하단선에 도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진정될 수 있고 이는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이 지지대에 도달했거나 근접한 상황으로 지수 전반을 본다면 바닥권을 형성하거나 반등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지속적으로 단기 이평선을 하회하다가 회복한다면 반등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5일 이평선 등의 단기 이평선을 회복한다면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국내 증시가 PBR 1배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자율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이번 증시 조정의 핵심 요인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증시의 핵심 조정 이유는 양적완화(QE) 축소 우려, 삼성전자의 실적 우려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QE 축소 우려와 관련해 최근 낙폭이 과대했던 이머징 아시아 증시의 개별적 반등 흐름으로 볼 때 QE 축소 우려에 대한 부분은 이번 주 예정된 FOMC를 분기점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유효한 모습이다.
이번 출구전략이라는 조정 변수가 결국은 경기 회복을 나타내는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증시 자체의 추세를 바꿀만한 조정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에 따라 글로벌 증시 및 채권, 환율의 변동성은 FOMC를 전후로 이전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흐름도 외국인 매도와 낙폭 과대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요인인 삼성전자의 실적 우려의 경우 지난 7일 이후 외국인의 매도 규모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규모가 약 6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반등 강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반등 여력이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번 FOMC에서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고 해도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반등의 힘을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될 7월초까지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급선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시의 반등 패턴이 강한 V자형 보다는 반등 이후의 재반락 가능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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