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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버냉키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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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의미 있는 지지선 1900선을 무너뜨렸다. 외국인은 전날 하루만 9500억원 이상의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말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6% 내외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출구 전략 우려가 야기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가 원인이 됐다.


14일 시장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오는 18~19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쥐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6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언급이 문제가 됐던 만큼, 주가 조정을 해소하는 실마리 역시 6월 FOMC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때 까지 국내증시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지난달 하순 이후 '출구 전략'은 허다한 다른 이슈를 무력화시켜 버리는 슈퍼 이슈로 등장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 합동경제의원회에 출석해 '자산매입 축소(tapering)'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국채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관련해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응수한 이후, 미국 국채를 비롯해 변동성과 가치손실 위험이 있는 모든 자산으로부터 탈출 러시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조짐은 버냉키의 발언이 있기 전인 지난달 초부터 있었다. 주요국 국채 금리가 바닥을 찍고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일부터였다. 버냉키와 구로다가 그 속도를 가속화시킨 부분이 있지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스마트머니는 채권시장의 약세를 이미 예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움직여왔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 중의 하나였다. 그렇지만 금리가 더 이상 정책 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가 시작되자 이 관계는 깨졌다. 2008년 하반기 이후 장단기 스프레드와 주가의 관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인 양적 완화가 시행되면서 각 시장의 가격이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움직이기보다는, 개별시장 내부의 논리와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부분이 더 큰, 시장의 분할이 일어났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이것이 2011년 초부터 급상승한 일드갭과 위험회피계수를 설명한다. 투자자의 실제 위험회피선호가 변화됐다기 보다는 분할된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다 보니 10년 이상 지속돼 온 균형관계에 균열이 일어난 것이다.


양적 완화와 초저금리의 온기가 주식시장에 전달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라고 봐야 한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오랜 기간 지속된 초저금리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펀드마켓에서 주식으로의 유입이 실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부터였다. 그것도 선진국 마켓에서만.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한 5월 초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채권의 초강세 국면이 약세국면으로 전환된 시기로 판명될 가능성이 크다. Fed가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비롯한 일부 금융자산의 버블을 우려해 출구 전략을 언급한 이상, 어느 수준까지는 금리가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을 방관할 가능성이 크다. 설령 미국 국채금리가 3%로 상승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이자지불능력 자체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출구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가격 하락 리스크에 노출되는 정도는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 채권, 이머징 주식 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적 완화 스프레드 축소 국면에서 크게 혜택을 본 자산일수록 방향이 거꾸로 전환되면 손실도 더 크게 발생할 것이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급락은 주식이 아닌 채권 버블에서 온 것이지만 그렇다고 주식시장이 안전한 곳은 아니다. 상승장에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있어도 하락장에는 디커플링이 없다. 하락하는 시장에서 항상 주의해야 할 것은 밸류에이션 트랩이다.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은 매력적인 기업을 선별하는 데에는 좋은 기준이지만 주식 매수의 타이밍 지표로는 적합하지 않다. 바닥은 스스로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단기투자자는 현금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겠지만 연기금 등 장기저축기관에는 최고의 매수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수급 상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국내 지수의 하락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신흥아시아 지역 증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 시장에서의 유동성마저 유출되고 있어 신흥 시장에서의 유동성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의 본질적인 이유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급 관점에서 본다면 단기적으로 빠른 반등 보다는 변동성을 수반한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만기일이었던 전일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 포지션을 이월시키는 스프레드 매도거래가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누적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비차익 프로그램 물량이 출회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의 원인인 양적완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진정시켜 줄 수 있는 FOMC가 오는 18~19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다. 이번 FOMC에서 즉각적인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FOMC를 기점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축소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단기 변동성 우려는 여전하지만, 매수 타이밍을 가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의 수급이 아직은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단기에 연속성 있는 반등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FOMC를 기점으로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변곡점을 형성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가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양적완화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5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 5월 22일부터 글로벌 주가 조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5월 FOMC에서는 다수의 위원들이 이르면 6월 FOMC부터 양적완화 정책의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머징 아시아의 트리플(주식, 채권, 통화) 약세 현상도 유동성 축소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달러 유동성 축소 우려에 더해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추가적인 정책제시가 없었고, 11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위원회에서도 기대했던 국채 안정과 관련된 정책들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를 확대시켰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FOMC가 쥐고 있다. 5월 FOMC 의사록에서 6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언급이 문제가 됐던 만큼, 결국 이번 주가 조정을 해소하는 실마리도 6월 FOMC가 될 것이다. 6월 FOMC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째, 6월 FOMC에서는 아직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를 이유로 양적완화 축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것이다. 6월초 발표된 미국지표가 예상을 밑돈 데다 하향조정되고 있는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이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논의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둘째 6월 FOMC에서 비록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음이 확인되더라도 연준이 경기판단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면 이 역시 주가 조정을 마무리하는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실제 1차 양적완화 종료가 임박했던 2010년 1월에도 유동성 회수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지만, 1월26~27일 개최됐던 FOMC에서 경기에 대한 판단이 강한 자심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바뀌면서 주가 조정을 마무리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경기에 대한 판단이 바뀌지 않은 채 양적완화 논의가 시작되는것이다. 그러나 경기와 유동성 공급 정책이 갖는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달러 유동성과 관련된 불안감이 6월 FOMC를 통해 일단락된다면, 뒤이어 대기하고 있는 유럽 이슈들이 증시 상승을 도울 수 있다. 유럽 성장전략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유로존·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20~21일)이 FOMC 이후 곧바로 개최된다는 점에서 지수 반등이 이어질 수 있다. EU정상회담(27~28일)이 개최될 때까지 중소기업자금 지원방 등이 제시되면서 '유럽 성장의 기대'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적으로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지수대인 코스피 1860에서는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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