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이번주 주식시장의 최대이슈는 18~19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17일 시장 전문가들은 6월 FOMC에서는 조기 출구전략 우려를 완화시키는 힌트가 제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조기 출구전략 우려의 여파로 최근 미국 및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상당했던 점,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거나 개선세가 주춤한 점 등을 감안할 때, 6월 FOMC에서 서둘러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신흥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 신흥국 통화대비 달러 강세 등을 '셀 이머징 마켓(Sell Emerging Market)'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이번 6월 FOMC회의에서는 특별한 정책 변화를 언급할 가능성 낮다. 미국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건 맞지만, 최근 들어 기대인플레이션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최근 양적완화(QE) 축소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수준은 QE1(2010년 2월)과 QE2(2011년 5월) 종료 직전 수준까지 상승했다. 올해 4·4분기 중 QE3 규모 축소는 가능할 수 있지만, 종료는 내년 이후에나 생각할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6월 FOMC회의 전후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 증시의 경우 6월 이후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2010년 이후 구조적 리스크(유럽 재정위기, 자스민 혁명, 미국 신용등급 강등)가 발생했던 국면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러나 6월 중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셀 코리아'라기 보다는 '셀 삼성전자'로 국한된 해석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의 쇼크(?)가 다른 섹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확대 해석도 경계해야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상장기업의 2013년 순이익 추정치는 이미 연초 대비 IT섹터 제외 시 -17%나 하향 조정됐다. 특히 올해 순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속도가 2011년과 2012년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내외 악재(중국과 국내 경기부진, 엔화약세 등)를 실적 추정치가 어느 정도는 선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증시의 경우는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수준 하락 전환 예상, 외국인 매도 공세 진정, 밸류에이션 메리트 등을 감안할 때 회복이 시도될 것이다. 단기에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던 업종을 공략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이는 시점이다. 반도체·장비, 디스플레이, 소매·유통, 통신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유익선·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로 인해 금융자산(주식, 채권)을 일정부분 차익실현하고 달러화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QE 축소 논란이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대한 단기 자금 회수로 이어지는 모습이며, 중국과 홍콩의 자금 이탈이 많다는 점에서 중국 불확실성도 신흥국의 자금 이탈을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이번주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지 않을 경우 달러 유동성 긴축을 대비한 현금보유 성향 역시 완화될 것이다.
하반기 가장 큰 리스크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실패다. 일본 실물경제는 추세적인 엔화 약세에 기반한 수출 확대, 레버리지 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 경로를 예상한다. 이번 주 발표되는 일본의 5월 수출 증가율도 전월대비 확대되면서 J-커브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최근 일본 주가 급락도 과도한 시장 기대의 조정 수준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며, 아베노믹스의 실물경기 부양 효과를 아직 부정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한국물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는 글로벌 펀드의 단기 이머징 마켓 비중 축소와 일부 액티브 펀드의 동반 한국물 축소, 여기에 삼성전자 실적 악화 우려가 더해진 결과다. 단기 부동화 현상 이후 외국인의 이머징 마켓, 특히 한국에 대한 매도 압력은 완화될 것이다. 삼성전자만을 놓고 본다면 한국 애널리스트 및 삼성전자의 예상과 유사하게 2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되는 7월초, 혹은 그보다 앞서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점에 외국인 매매 변화 가능성이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미국의 QE 변경 기준이나 속도가 시장에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면서 유동성이 단기 부동화 국면을 보이고 있다. 당장 주식시장 반응이 격렬하다. 코스피가 2주째 속락했고, 6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31억달러(3조4000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아시아 신흥 증시에서 공통적이다. 6월 이후 외국인들은 대만(-18억달러), 인도네시아(-14억달러), 태국(-10억달러) 등에서도 동반 이탈하고 있다.
전반적인 자산시장 동향도 불안정하다. 투자자금 회수 조짐은 딱히 안전자산과 위험
자산을 가리지 않는다. 달러화가 하락하고, 미국채 금리 역시 상승(가격 하락)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 및 국채도 약세 흐름이다. 상품시장(CRB, 금속)이나 금 가격을 봐도 투자 자금의 유입은 뚜렷하지 않다. 단기에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으나 지난해 이후 엔저 심화에 따른 반작용 성격을 감안해야 한다.
이래저래 주식시장이 힘겨운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극대화된 불안 심리는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까지 연결되고 있다. 과거 QE1, QE2 종료 이후 저조했던 주가 수익률도 부담이다. 그러나 양적완화 축소 논쟁은 기본적으로 출구 전략의 기초 단계에 해당한다. 유동성 공급이라는 방향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속도 변화의 요건부터 하나씩 제시되는 수순이라면 과도한 우려는 자제가 타당하다. 유동성 공급이 실제로 감소하는 과정에서도 경기 회복 속도를 점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예상된다.
더구나 국내 증시는 QE3 진행 시점에 상대적인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실질적인 유
동성 수혜가 제한적이었고, 누적된 가격 부담도 없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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