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공에 진흙이 묻어도 그냥 쳐야 돼?"
미국골프협회(USGA)가 113번째 US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에서는 "악천후에도 골프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이 14일(한국시간) "USGA는 비가 오더라도 '리프트, 클린 앤 플레이스(lift, clean and place)'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다시 말해 "공에 진흙이 묻어도 그냥 쳐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종종 우천 시 선수들이 공을 집어 깨끗이 닦은 뒤 제자리에 놓고 치는 리플레이스 규정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비롯해 마스터스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는 "이 규정을 악용해 누군가를 속일 수 있다"며 엄금하는 입장이다.
이번 US오픈의 격전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 메리언골프장은 특히 이틀 전 폭우로 코스에 아직 물이 다 빠지지 않았고, 1라운드도 비 때문에 경기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에게는 악조건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USGA 관계자는 "악천후가 지속되면 경기를 중단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PGA투어에서나 쓰는 규정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2010년 이 대회 우승자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 등 일부 선수들은 그러자 "골프는 원래 잘 깎인 페어웨이에서 하는 운동"이라며 "페어웨이에 샷을 날리면 그만큼 그린을 잘 공략할 수 있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맥도웰은 "페어웨이를 잘 지키고서도 진흙 묻은 공을 때려야 한다면 그렇지 못한 선수와의 형평성 면에서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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