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핀의 유래는 윌로우 배스킷."
<사진>이 바로 113번째 US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펜실베니아주 아드모어 메리언골프장(파70ㆍ6996야드) 그린에 있는 '윌로우 배스킷(willow basket)'이다. 바로 오늘날 지구촌의 모든 골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핀의 시초다. '위커 배스킷(wicker basket)'이라고도 한다.
이를테면 '버드나무 바구니'다. 버드나무 가지를 잘 말려서 타원형의 초롱 모양으로 바구니를 짜고 그 위에 붉은색 페인트를 칠했다. 멀리서도 잘 보이고 통풍도 잘 돼 깃발처럼 흔들린다. 코스를 설계한 휴 윌슨이 스코틀랜드에서 유학 중 얻은 아이디어가 출발점이다. 양치기들은 지팡이 꼭대기에 바구니를 매달아 음식바구니로 사용했다. 양들이 음식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윌슨은 미국으로 돌아와 1896년 개장한 이 골프장에 핀으로 응용했다. 마치 당시 유행하던 여인네들의 머리핀처럼 보여 이후 '핀(pin)'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당연히 단점이 있다. 깃발처럼 펄럭이지 않아 바람의 방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가 없고, 핀을 뽑아 그린 위에 내려놓을 때도 쉽게 부서져 수시로 보수도 해야 한다. 하지만 효용성을 떠나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유서깊은 메리언골프장의 전통인 셈이다.
메리언골프장은 이번 대회 코스인 이스트와 웨스트 등 총 36홀 규모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톱 50'이내에 드는 명코스다.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1930년 이 곳에서 열린 US아마추어오픈에서 우승해 한 해에 4개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역사의 무대이기도 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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