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국회로 모이자" 의견 나오자 집결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직무 정지)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텔레그램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19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2·3 불법 계엄이 있던 날, 조국혁신당은 가장 빠르게 전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집결했다"며 "당일 긴박했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단톡방을 공개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황 의원이 공개한 대화방 캡처 사진을 보면 당시 신장식 의원은 오후 10시 28분 "지금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라며 가장 먼저 소식을 전했다. 이를 본 정춘생 의원이 "미쳤나 봐요. 완전 미쳤어요"라고 답했고, 신 의원도 "미쳤습니다"라고 호응했다.
이해민 의원이 "지금 봤다. 저희 행동강령 있냐"라고 묻자 황현선 의원은 "댁에서 나와 계시거나 의회에 계시는 게 어떨까 싶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이 "국회의장을 감금하면 계엄 해제 의결을 못 한다"라고 지적하자 신 의원도 이에 동의하며 "국회에 모여 있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황 의원도 "일단 국회로 모여야 할 듯하다. 지금 바로 국회로 모이자"라고 촉구했다.
오후 10시 47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회로 갑니다"라고 짧게 알렸다. 이어 이 의원이 "우리 당 집결지를 알려달라. 힘이 모여야 들어갈 수 있지 싶다"라고 하자 장성훈 당대표 비서실장이 "국회 출입은 불가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동시에 대화방에는 경찰이 국회 출입을 막은 사진도 올라왔다.
차규근 의원은 오후 11시 8분 "월담 후 의장님(우원식 국회의장)과 조우해 모시고 의장실로 왔다"며 국회 내부에서 보는 출입구 상황을 찍어 올렸다. 이어 차 의원이 "대표님 언제 (오시냐)"라고 묻자 조 전 대표는 "가는 중이다"라며 현재 위치를 공유했고, 계엄 선포 약 1시간 뒤 "정문 통과해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알렸다.
정 의원은 "지금은 신분증 제시하고 신분 확인되면 들어올 수 있지만, 좀 이따가 군 병력 투입되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서둘러 와라"라고 재촉했다. 이후 국회 앞에 헬기 6대가 진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의원은 "야간 투시경과 정전을 막아야 한다. 방청석 체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당부했다.
계엄 해제 이후인 오후 3시 44분께엔 조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그날 밤 곧바로 내란죄를 탄핵 사유로 하는 탄핵소추안 초안을 작성했다"며 "1차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이후 2차 탄핵소추안도 가장 빠르게 작성해서 민주당과 공유했다"라고 강조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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