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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가 尹탄핵 저격?…노무현·박근혜 때는[뉴스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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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사자성어에 드러난 한국의 사회상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
9·11 테러 땐 '오리무중' 국제정세
朴탄핵 땐 '군주민수'…주권재민 강조
세월호·이태원 참사도 반영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전국 대학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 '도량발호(跳梁跋扈)'가 한국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량발호는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는 의미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현 상황을 꼬집기에 적절한 사자성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전국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첫 대통령이다. 그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던 2004년의 사자성어는 '당동벌이'(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를 배척함)였다. 당시 교수들은 그해 한국 최악의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44.4%)을 꼽으며, 대통령 탄핵이 합리적인 이유와 명분보다는 당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시도됐고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같은 해 5월 기각됐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尹탄핵 저격?…노무현·박근혜 때는[뉴스설참] 지난 12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사거리에서 시민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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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첫 현직 대통령 탄핵 인용이 있었던 2016년엔 올해의 사자성어로 '군주민수'가 선정됐다.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던 2016년에는 촛불시위 등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군주민수는 강물의 힘이 배를 띄우기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2017년 3월10일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소추안을 인용했고,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임기 첫해인 2017년엔 적폐청산과 개혁이 가장 큰 화두였던 만큼, 파사현정이 꼽혔다.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시도가 근본적인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 담겼다. 이전에 우려와 비판을 담은 부정적인 사자성어가 올랐던 것과 대조적으로 희망찬 의미의 사자성어가 선정돼 주목받았다. 이어 ▲2위 해현경장(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바꿔 맴) ▲3위 수락석출(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남) ▲4위 재조산하(나라를 재건함) ▲5위 환골탈태(새롭게 거듭남) 등이 후보 상위권에 올랐는데, 모두 강력한 개혁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尹탄핵 저격?…노무현·박근혜 때는[뉴스설참]

대통령 탄핵 외에도 정치·사회적 큰 사건이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 배경이 되기도 했다. 9·11 테러로 국제 정세가 불안했던 2001년에는 안개 속과 같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의 '오리무중', 문화계에서 학력 위조 폭로가 난무했던 2007년에는 거짓으로 가득 찬 세태를 비판하는 뜻의 '자기기인'이 꼽혔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 등이 있었던 2008년의 사자성어는 '호질기의'였다. 이는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국민들의 충고와 비판을 귀담아듣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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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슬픔에 빠지게 한 대형 참사도 올해의 사자성어에 반영된다.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 등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인 2014년에는 '지록위마'가 선정됐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한다.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당시인 2022년엔 '과이불개'가 꼽혔다. 잘못이 드러나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권의 언행을 비판하는 의미가 담겼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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