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 기선(31)씨가 회사로 복귀했다. 재계에선 범현대가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대가 내 크고 작은 일들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1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기선씨는 울산 본사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복귀, 이날 바로 근무를 시작했다. 정씨는 과거 2009년 재무팀에 근무하다 휴직 후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 정씨는 1982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후 미국 경영컨설팅회사에서 일했다.
회사는 정씨가 자연스레 회사에 복귀하는 것일 뿐 특별한 배경이나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오너가인 정씨의 복귀를 두고 다른 현대가 그룹과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봤다. 정씨의 부친인 정몽준 의원은 1978년 입사해 1991년까지 회사를 다녔다. 이후 2000년대 초반 고문에서 물러난 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지만 굵직한 현안에 대해선 직간접적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복귀가 눈길을 끄는 건 최근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KCC와의 소송전이 시작하는 등 회사 안팎으로 처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사촌기업'뻘인 두 그룹은 과거 현대그룹과 갈등을 빚을 때나 태양광소재사업을 같이 추진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합작법인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둘러싸고 KCC는 대한상사중재원에 손실을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중재신청을 냈다.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채 몇년째 지속되고 있는 갈등을 비롯해 그룹 주력사업인 조선업 불황 등 대내외적으로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기획팀 소속으로 관련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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